2002년에도 규모 7.1 강진 견뎌
대만의 초고층 빌딩 타이베이101(TAIPEI101)이 규모 7.4 강진에도 끄떡없자 건물 내부에 설치된 내진용 특수 장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무게가 660t에 달하는 타이베이101이 노란색 강철 구체인 ‘댐퍼보이’ 덕분에 강진을 견딜 수 있었다고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댐퍼보이는 두께 13cm 철판 41개를 겹겹이 쌓아 용접해 공 모양으로 만든 특수 장치다. 이 구체는 42m 길이의 강철 케이블 92개에 매달려 있으며 직경은 약 5.5, 길이는 42m다.
타이베이101은 지상 101층 지하 5층으로 이루어진 복합 쇼핑몰로 대만에서 가장 높고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댐퍼보이는 이 건물의 87층과 92층 사이에 설치돼 있다.
댐퍼보이는 외부에서 발생한 압력으로 이 건물이 밀려 넘어지려 할 때, 넘어지는 방향의 반대로 움직여서 건물의 균형을 잡는다. 특별한 동력이나 조건 없이 건물의 움직임과 중력만으로 균형을 잡는 방식이다. 댐퍼보이를 고안한 당시 기술자들은 이 구체가 지진 위험을 최대 40%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건물이 지진을 견딘 것은 처음이 아니다. 타이베이101은 지난 2002년 3월 규모 7.1의 강진을 맞았다. 당시 인근 건물 몇채는 흔들림을 못이기고 쓰러졌지만 타이베이101은 온전히 견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