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 앞 천막농성, 가맹점 불매운동 등 악연이 소송으로 이어져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 민노총 편향적 수사 지적도 분분
SPC그룹이 민주노총 노조원들에게 탈퇴를 종용했다는 ‘부당노동행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대표이사가 한 명은 구속되고 또 다른 한 명은 최근 사임한 데 이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진행되며 ‘경영 공백’이 초래되고 있다.
SPC그룹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PB파트너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고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안은 ‘민주노총과의 대립’이 배경이다.
SPC그룹 내 노동조합은 50년도 훨씬 전인 1968년에 설립됐으며, 2018년 이전까지 그룹 전체 2만여명의 직원(사무직 포함) 중 1만5000명이 한국노총 소속 노조에 가입돼 노사 잡음 없이 노사가 상생해온 노조친화적 기업이었다.
그러던 지난 2017년 당시 정부가 파리바게뜨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전국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5300여명의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 명령을 내렸고,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출범했다.
SPC그룹은 2018년 1월 자회사 PB파트너즈를 설립해 가맹점 제빵기사들을 전원 고용했는데, 기존 SPC그룹의 터줏대감이었던 한국노총도 노동조합을 설립하면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함께 복수노조 체제가 됐다. 이후 또 다른 계열사 SPL, 던킨 등에도 민주노총이 설립되며 복수노조 체제가 됐다.
두 노조가 세력을 확장해 가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화섬노조는 회사가 PB파트너즈 설립 당시 체결한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고 노조를 탄압했다고 주장하며 집회와 농성을 이어가는 등 회사 및 한국노총 노조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화섬노조 측은 회사 사옥 앞에서 불법 천막 시위와 가맹점 불매운동 등을 진행했고, 민주노총이 설립된 계열사 던킨의 공장에서는 한 노조원이 식품 제조 과정에 이물질을 투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행위로 경찰에 고발 당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는 SPC가 당시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불매운동 등으로 인한 가맹점 피해를 막기 위해 민주노총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안인 만큼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아울러 검찰 수사가 민주노총 측의 고발 내용에 근거해 강도 높게 진행되고 병원에 입원한 기업 오너에 대한 체포를 비롯해 구속영장 청구하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던킨 공장의 이물질 사건의 고발이 이뤄지고 2년이 넘도록 수사 소식이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최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연일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맹본부의 부정 이슈는 가맹점 매출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가맹본부뿐 아니라 수천명의 가맹점주의 이익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수사를 해서 잘못이 있다면 그에 대한 처벌은 당연하지만 양쪽 모두 공정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