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총선 D-2'…막판 변수에 '승부처' 된 수원 "김준혁 리스크" vs "정권 심판론"


입력 2024.04.08 14:05 수정 2024.04.08 14:18        데일리안 수원(경기)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한동훈, 수원만 8차례 찾아…'최상급 보급병' 역할 자처

이재명은 수원 0차례 방문…'무난한 현상 유지' 내심?

선거 목전 두고 혼전 심해진 '수원정' 2030 표심 변수 될까

지난 1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에서 22대 총선 경기 수원정 지역의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선거운동에 나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수원지역 총선 선거판 공기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 텃밭'으로 꼽혔던 경기도 핵심이자 '정치 1번지'인 수원이 선거 막바지에 다다라 김준혁 민주당 후보의 막말 파문으로 크고 작은 태풍에 휘말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수원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 수원 5개 지역구를 또다시 석권하려는 민주당은 지역 민심을 지켜내기 위해 그간 흩어져있던 세력을 집결해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깜깜이 기간에 접어들면서 여야가 내놓은 판세는 여전히 예측불허다.


국민의힘은 수원 탈환 작전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 중순 경기도의 수부(首府) 도시 수원의 3개 지역구를 한꺼번에 단수공천 의결했다.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해 수원 탈환에 대한 의지를 더하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견줄 수 있는 바람을 일으키려는 취지였다. 까다로운 기준을 뚫고 차출된 인물들은 김현준(수원갑)·방문규(수원병)·이수정(수원정) 이른바 '스타급 영입 인재'다. 수원 정가 관계자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됐던 불필요한 경선 과정도 최소화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특히 수원지역에서 '최상급 보급병' 역할을 자처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선거유세 기간 시작을 기준으로 8일 오후 예정된 일정까지 수원만 8차례를 방문하며 모든 선거구를 돌았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석권했던 수원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월 경기도 용인시에서 처음으로 민생토론회를 가진 이후 수도권에서만 14회의 민생토론회를 가지며 민생 돌보기에 매진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 또는 전 수원시장인 김승원·백혜련·김영진·염태영 후보를 '단수·전략공천'하고 즉각 방어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의 선전포고로 주춤해진 지지율을 진보층과 집토끼 잡기 '투트랙' 전법으로 단단히 끌어안았다. 대다수 현역 의원들은 국민의힘 후보들에 비해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고 지역 유세에만 전념하는 '조용한 선거전'을 택했다. 여러 언론에서 이번 '수원벨트' 탈환을 조명하자, 구도 자체가 화제가 되지 않길 바라는 내심도 녹아있다는 게 지역 정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또한 수원을 단 한 차례도 찾지 않았다.


하지만 '비명' 수원정 박광온 의원 대신 공천을 받은 김준혁 민주당 후보의 막말 파문으로 '조용한 선거전'은 수포가 됐다. 경기 수원정은 '수원 5석'을 지키려는 민주당과 이를 탈환하려는 국민의힘 간의 최전선이자 김준혁 민주당 후보와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의 '설화'로 떠올랐다. 이곳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도 가장 혼전이 심하다. 김준혁 후보의 잇따른 '막말 파문'으로 승패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기는커녕 갈수록 여론조사 수치도 간극이 좁아졌다. 이에 따라 수원정 표심을 향한 세간의 관심도 극에 달하고 있다.


유아교육계에 따르면 8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유치원 친일파 망발 김준혁 후보 규탄 대회'를 연다.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2월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라는 저서에서 "유치원의 뿌리는 친일의 역사에서 시작됐다. 친일파가 만든 최초의 유치원은 경성유치원이다. 오늘날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보수화돼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기술했다.


'다부동 전투와 백선엽 장군'을 폄하한 발언도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전국 민간·예비역 안보 단체 회원도 같은 날 오후 '김준혁 국군 폄훼 망언 규탄대회'를 연다. 이밖에도 '이화여대 성상납' '박정희 위안부 성관계' 등 각종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 후보의 막말 사태가 수원 총선 판세를 안갯속으로 접어들게 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전체 판세에 큰 영향이 없을 거라고 보고, 이른바 '버티기'에 돌입했다. 김민석 총선상황실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렸다"며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 내부에서 논란에 따른 표심 변화가 크게 체감되지 않는 점, 또 정권 심판에 대한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도 '버티기'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지난 5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김준혁'에 대한 전 연령대의 일일 검색량은 3일 정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여성의 검색량 상승세 추이가 남성보다 가팔랐다. 남성은 2∼4일 87, 88, 100순으로 검색량 비중이 증가한 데 비해 여성은 같은 기간 61, 73, 100순으로 늘었다.


한 캠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막판 변수는 지지층 결집과 2030 중도층 표 가져오기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이 두 가지를 잘 풀어내는 측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2012년 총선에서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의 '막말'로 패했던 악몽의 재연과 거센 '정권심판론' 사이에서 여론의 추가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