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사관 강제진입' 에콰도르 ICJ 제소

"에콰도르, 경찰 특공대 동원해 멕시코 대사관 출입구 등 파괴"

지난 6일 호르헤 글라스 전 에콰도르 부통령이 괴야킬에 위치한 라로카 교도소에 도착했다. ⓒAFP/연합뉴스

멕시코 정부가 자국 대사관에 강제 진입한 에콰도르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고 AP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콰도르 경찰 특공대는 앞서 지난 5일 밤 수도 키토에 피신해 있던 자국의 호르헤 글라스 전 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멕시코 대사관을 급습했다. 이에 멕시코는 즉시 양국 관계 단절을 선언했고 멕시코 외교관들은 당일 에콰도르를 떠났다.

알리시아 바르세나 멕시코 외무장관은 “멕시코는 이 사상 초유의 사건을 ICJ로 가져갈 예정”이라며 “우리는 이 사건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멕시코가 이 재판에서 이기면 에콰도르에 벌금이 부과되거나 국제기구에서의 투표권이 제한된다.

일반적으로 주재국은 파견국의 외교공관을 주권적 영토로 존중해준다. 관례적으로 전세계 주재국은 파견국 대사의 허가없이 군대나 경찰을 공관에 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에콰도르는 이런 관례를 깨고 경찰 특공대를 보내 글라스 전 부통령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멕시코 대사관의 출입구 등이 부서진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세나 장관은 “신체적 위험 속에서도 대사관을 지켜준 외교관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에콰도르는 나의 허가 없이 폭력적으로 공관에 침입해 우리에게 신체적 폭행을 가했다.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글라스 전 부통령은 지난 2016년 지진 복구 모금액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자 멕시코 대사관으로 피신했다. 에콰도르는 멕시코에 그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멕스코는 정치적 박해가 우려된다며 이를 거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