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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배달비 경쟁에 최소주문금액 올리고 자구책 마련


입력 2024.04.17 07:06 수정 2024.04.17 07:06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굽네 주요메뉴 1900원 인상

파파이스도 치킨 등 4%대↑

치킨 가격 ‘연쇄 인상’ 현실화

먹거리 부담 더욱 커질 전망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서 음식배달 종사자가 배달음식을 오토바이에 넣고 있다.ⓒ뉴시스

국내 배달 플랫폼 3사가 일제히 ‘무료배달’ 경쟁에 나섰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외식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외식업계가 배달 요금제를 별도 신설해 운영하거나, 최소주문 금액을 상향 조정하면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국내 배달 플랫폼 3사는 최근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무료배달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3사 모두 첫 화면에 ‘무료배달 시작’을 팝업창으로 띄우는 등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크다는 지적이다. 플랫폼 자체 배달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는 매장들이 많은 지역은 무료배달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때문이다. 유료회원제에 가입해야만 가능한 경우도 있다.


특히 외식업계서 메뉴 가격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배달 앱들의 무료 배달 경쟁은 정률제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다. 정률제는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퍼센테이지)로 떼 가는 시스템인데, 매출이 클수록 수수료도 크게 낸다.


문제는 이렇게 올라간 수수료가 결국에는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배달앱의 소비자 정책에 따라 배달비가 할인, 인하될 때 최소 주문금액은 꾸준히 상승했다. 배달 수수료가 높아져도 배달비는 올리지 못하자 객단가를 올리는 쪽으로 부담을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외식업계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최소주문금액을 이전보다 높이거나 묶음배달을 닫아놓는 가게들이 생기면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치킨 한 마리조차 배달시켜 먹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최소주문금액 인상으로 인한 추가 지출 때문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배달 최소주문금액은 배달앱 이용료, 배달 수수료 등을 이유로 최소한의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자영업자들이 직접 설정한다. 배달앱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도 최소주문금액을 강제할 수 없다. 오롯이 자영업자들 고유의 권한이어서 운용의 폭이 넓은 편이다.


15일 서울시내 한 굽네치킨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아예 메뉴 가격을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치킨·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앞다퉈 주요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의 경우 지난 15일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을 이유로 2022년 이후 2년 만에 제품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올렸다.


급기야 배달료를 별도 책정해 받는 외식업체도 나타나고 있다. 파파이스 코리아는 15일을 기점으로 메뉴 가격을 인상하고 배달 가격을 차등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배달 전용 판매가도 별도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한다.


여기에 치킨·버거 전문점 KFC코리아 역시 지난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딜리버리 전용 판매가를 별도로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버거 단품은 300원, 치킨은 개당 100원, 사이드메뉴 일부도 100원씩 인상했다. 메뉴에 따라 최고 800원 차이가 난다.


관련 업체들은 식자재 값 급등과 배달 수수료 부담을 인상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한 가맹점 수익 악화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다는 것이다.


파파이스 관계자는 “생닭을 선별해 사용하기에 식자재 원재료 물가나 공급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이전과 달리 배달 비중이 30~50%선까지 오르면서 기존에 내부 비용으로 처리하던 라이더·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가중된 것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도 소비자 외식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도미노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확대된다면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룟값 상승 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확대되면 상승 중인 설탕,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커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식음료 업체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면 서민 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올리브 역시 이상 기후로 인해 주요 생산국인 스페인 등지에서의 작황이 부진한 상태다. 이 때문에 현지 제조공장에서 잇따른 절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내달 올리브유 판매가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형마트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코아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을 감내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중동 리스크에 따른 원재료 가격 인상 여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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