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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 위기의식 없는 與'…MZ 당선인들이 본 진짜 문제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4.19 00:10 수정 2024.04.19 00:1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與 참패, 일시적 바람 아닌 '구조적' 문제

김용태 "청년·중도연합으로 풀어내야"

김재섭 "전대보다 백서 등 분석이 우선"

윤상현 "윤재옥 추인 반대…새롭게 가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의 근본적인 분석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려 한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왔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반성과 평가 없이 전당대회로 바로 넘어간다면 문제를 방치하는 것이고, 결국 수도권·중도 확장에 실패한 채 영남고립 현상만 가속될 것이라는 게 요지다.


18일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개최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작년 여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얘기했는데, 지도부가 대처하지 못했다"며 "위기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예견된 참패였다"고 이번 총선 결과를 총평했다.


더 큰 문제는 "192석을 범야권에 가져다 바쳤는데도 (국민의힘이) 한가해 보인다는 점"이라며 "위기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진짜 위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권교체를 열망했던 많은 유권자들을 실망시킨 데 대해 반성하고 패배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해야 한다"며 "국민의 질책이 들리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제자로 나선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대패를 한 정당에게 순서대로 세 가지를 물어본다. '위기에 동의하는가' '동의한다면 그 다음 원인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해결책이 무엇인가'로 가는데, 위기에 동의를 안 하면 나갈 수가 없다"며 "내가 보기에 대통령도 그렇고 영남지역 의원들도 전혀 위기를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박 대표는 특히 "부산 지역의 모 의원이 지난 총선보다 5석 이겼고, (전체 득표율) 격차를 줄였으니 다음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는 데 놀랍다"며 "보수정당이 (총선에서) 3연속 패배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고, 집권당이 이렇게 패한 것도 헌정사상 처음이다. 세 번 지는 동안 당명이 다 다른 것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수도권에서 당선돼 주목을 받은 김용태·김재섭 당선인은 참패에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국민의힘의 참패가 단순히 '정권심판론'과 같은 일시적 바람 때문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김용태 당선인은 "민주당 지지층인 40~50대 'X세대'는 지금 대한민국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민주당 지지보다 더 강한 반보수적 성향을 띠고 있다"며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보수가 싫어서 투표하는 경향이 있고, 나이가 들면 보수화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인) 60대 이상 산업화 세대는 100만 명이 줄어든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가 기적이었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다시 청년·중도·보수가 연합해서 구조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보수만의 단독 집권은 이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섭 당선인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쇄신 작업 없이 이념 선명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2020년 총선까지 끌고 왔다가 궤멸적 패배를 당했다"며 "지난번과 비슷하게 지니까 익숙한 것처럼, 큰 차이로 진 게 아니라는 내부적인 생각이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무엇보다 "전당대회 자체가 당원들을 신나게 만들고 정치적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패배 의식을 일시적 해소하지만,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다"며, 조기 전당대회로 가려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집에 쓰레기가 어질러져 있는데 치우지 않고 이불을 덮어놓는 꼴"이라고 비유도 했다.


김 당선인은 "전당대회에 앞서 백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2018년과 2020년에도 관철되지 않았는데, 다시 한번 진중한 마음과 실천할 용기를 가지고 작업하는 게 우선이고 낙선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 수습 과정과 맞물려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화제의 당선인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자리여서 취재진이 몰리는 등 열기를 더했다. 이날 토론회는 시급성을 고려해 윤 의원이 직접 전화로 당선인들과 패널들을 섭외했다고 한다.


토론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윤 의원은 "지금은 조기 전당대회를 할 때가 아니라 총선에서 진 이유를 분석해 국민께 사죄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면서 "2~3개월 뒤 당 지도부가 들어서서 총선 백서를 낸다면 그땐 이미 아득한 과거가 된다"고 백서 편찬 등 패인 분석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아울러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을 추인하자는 기류에 "반대한다"며 "윤 원내대표가 당의 중심을 잡는 분이지만 총선 패배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변화하고 몸부림치고 아우성치는 모습을 보여야지, 일단 새로운 인물이 오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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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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