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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 김갑수의 계속될 ‘도전’ [D:인터뷰]


입력 2024.05.05 11:32 수정 2024.05.05 11:3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이순재-신구 선생님 나이까지 연기 해야 해…아직 해보고 싶은 게 참 많다.”

배우 김갑수는 죽음으로 ‘눈물의 여왕’에서 중도 하차한 것에 대해 ‘당연히 아쉽지만, 그래야 작품이 더 산다고 하니. 어쩔 수가 없다’고 표현했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임팩트 있는 죽음으로 작품의 의미를 배가해 왔던 김갑수는 ‘작품을 위해서’라면 ‘중도 하차’도 ‘좋다’는 것이다. 대신 지금처럼 작품에 꼭 ‘필요한’ 역할로 ‘의미 있게’ 대중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었다.


김갑수는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퀸즈 그룹 회장 홍만대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돈만 있으면 귀신도 맷돌을 갈게 한다’는 믿음으로 오늘날의 퀸즈 그룹을 만든 인물. 자식과 손자도 믿지 못하는 욕심이 많지만, 30년 동안 자신의 곁을 지켜준 모슬희(이미숙 분)에게는 믿음을 보여주다가 배신을 당한 뒤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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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 그룹 재벌 3세,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유쾌하게 다뤄낸 이 드라마에서 묵직한 면모로 무게감을 더했다. 중반을 지난 이후엔, 퀸즈 그룹을 자식, 손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뭉클함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죽음으로 ‘눈물의 여왕’에서 중도 하차를 하게 됐지만, ‘죽음’의 중요성을 알게 된 김갑수는 더 이상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누가 처음으로 ‘사망 배우’라는 표현을 했을까. 재밌고, 알아듣기 쉬우니까 많이들 쓰신 것 같다. 그렇게 불린 지 오래됐다, 죽는다는 게 사실 중요하다. 그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이야기가 달라진다. 또는 해결이 되기도 하고, 전환점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죽는다는 게 좋진 않다고 생각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중도 하차하게 된다는 걸 모르고 작품에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 ‘이번엔 5회에 돌아가셔야 한다’라고 제작진이 말하면, 농담처럼 ‘또 죽냐’라곤 한다. ‘돌아가셔야 해결이 납니다’ 그러면 ‘알았다’라고 한다. 내가 죽어야 작품이 산다면 죽어야지 어쩌겠나.”


‘중요한’ 순간을 잘 표현하기 위한 노력도 물론 필요하다. ‘눈물의 여왕’에서는 홍만대가 모슬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데, 계단에서 몸을 던지기 전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찰나의 표정을 놓치지 않고 표현해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했었다. 씁쓸한 듯 홀가분한 미소를 보이며 여운을 배가하기도 했다. 김갑수는 ‘계산된 표현은 아니’라며 감독을 믿고, 순간의 감정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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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닦다가 이후 퀸즈 그룹이라는 큰 그룹까지 만든 인물이지만, ‘인생이라는 게 허무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자식도 내치는 사람인데 모슬희가 자신에게 그런 행동을 했다는 걸 알았을 때 ‘이게 인간일까’ 그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회한을 느낀다고 생각하며 했다. 그런데 사실 현장에선 감독이 ‘좋다’고 하길래 ‘아 좋구나’ 그랬다. 연기자는 객관적으로 보기가 힘들다. 감독이 새로운 감정을, 아니면 그 씬에 맞는 감정을 만들어준다. 그러니까 나는 객관적으로 감독을 믿으려고 한다.”


작품을 위해 중간에 하차하는 것은 괜찮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필요한’ 역할로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다. 예능부터 유튜브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에도 도전하고 싶다며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을 느끼게도 했다.


“일 년에 한 작품씩 꾸준히 하고 싶다. 아무리 조금 나와도 좋은 작품, 캐릭터는 중요하다. 한 씬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는 여긴다. 욕심 안 부리고 꾸준히 하고 싶다. 다른 분야, 내가 자주 안 했던 분야도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유튜브를 좀 해볼까 싶기도 하다. ‘몇 회 해보고 안되면 내려버리라’라곤 했지만 사실 나 혼자는 못 한다. 같이 해야 한다.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게 뭘까, 그걸 고민하고 있다. 젊은 감각을 잃지 말아야 하지만 시니어도 무시하면 안 된다. 다 어우르는 게 뭘까. 재미에 정보도 알려주고 싶고, 그 정도 욕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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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신구, 이순재를 보며 배우기도 한다. ‘노년 배우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라고 말한 김갑수는 열심히 활동하며 노년 배우의 명맥을 이어나가겠다는 책임감도 가지고 있었다.


“역할에 대한 욕심이라기보단, 이순재-신구 선생님들 나이까지 연기를 해야 하는 게 맞겠더라. 내가 더 나이를 먹으면 이순재, 신구 선생님이 되는 건데, 사실 배우들이 많지가 않아서 이러다간 내가 80대를 대표하는 배우가 되겠더라. 아직은 뭔가를 더 하고 싶다. 예능도 해보고 싶고, 해보고 싶은 게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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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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