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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외치는 황우여에 쏟아지는 우려


입력 2024.05.08 05:00 수정 2024.05.08 05:0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황우여, 총선 참패 원인으로 '보수 분열' 꼽아

당 안팎 "중도층 마음 못 잡아서 진 것인데…"

국민의힘 황우여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보수의 분열' 양상을 꼽았다. 당 안팎에선 '외연 확장' 의지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우여 위원장은 7일 SBS라디오 '정치쇼' 인터뷰에서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보수정체성을 확고히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도 있다고 본다. 보수가 분열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가 결집하고 결집된 힘으로 중도나 진보 쪽에 있는 국민들도 우리를 지지하도록 설득해야 되는데, 우리 자체가 흔들리면서 보수 자체가 약화 내지 일산(逸散·달아남)이 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앞서 황 위원장은 지난 3일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우리 당은 보수 가치를 굳건히 지키면서 주변을 설득해 지지를 확장하려는 정당이다. 결코 보수 가치를 약화·훼손해 사이비 보수로 변질해서는 안 된다"고 보수 정체성을 강조한 바 있다.


황 위원장은 보수층이 결집하지 못한 이유로는 진보층 인사 대거 영입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외연확장을 하기 위해 진보 쪽 인사를 대거 영입한다거나, 진보 쪽의 정책이나 정강을 받아들인다든지 이렇게 했다"며 "그러니까 우리(보수) 지지도 못 받고, 진보 쪽의 지지도 떠나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보수 쪽에서 충성스럽게 일했던 분들을 홀대한다고 할까, 굉장히 우리 진영이 약화되기 쉽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비대위' 총선 전략 중 하나였던 운동권 청산과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황 위원장은 "586 청산, 이조심판 이랬는데, 그 대신 앞으로 여당이 무엇을 할 것인가 대대적으로 국민 앞에 제시했어야 된다"며 "심판은 야당 몫이고 우리는 비전 제시가 중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했다.


여권 안팎에선 황 위원장의 '보수 정체성' 강조 메시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5선에 성공한 윤상현 의원은 이날 '윤석열 정부 2년 성과와 과제'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보수 정체성 강화를 일성으로 했다. 나 같으면 보수정체성 강화보다 혁신을 먼저 기치로 내걸겠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총선 참패 원인을 규명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방향에서 전당대회를 치르고, 보수정체성을 강화해야할지, 중도로 외연 확장을 해야할지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 (황 위원장의 보수 정체성 발언은) 수구 보수, 아스팔트 보수만 생각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수도권 한 당선인도 "황 위원장이 보수를 강하게 말하고 있어서, 중도 외연 확장 의지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총선에서 사실상 TK·PK라는 영남 지지밖에 얻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근본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따뜻한 보수'를 주장하면서, 당이 극우적인 보수 인사들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앞으로 선거에서도 필패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우리가 중도층·수도권·청년층 마음을 못 잡아서 진 선거지 보수가 결집을 안해서 졌다는 (황 위원장) 말씀에 답답했다"며 "극우적인 유튜버들, 극우적인 보수 인사들이 말하는 보수의 가치에 당이 매달려 있으면 앞으로 대선이든 총선이든 해보나마나 필패"라고 했다.


이어 "(황 위원장에게) 보수의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자유민주주의·자유시장경제'라고 할 것이다. 그것 말고는 하는 말들이 없다"며 "보수가 어렵게 사는 분들, 양극화·불평등 문제를 깊이 파고들어가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 따뜻한 보수가 되지 않으면 앞으로 지지를 못 받을 것이기에 당의 기조, 철학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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