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거래액 23억…3년전 대비 30% 수준
상장 예비 심사 청구도 전무…제도 개선 필요
중소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돕기 위해 설립된 코넥스 시장이 고사 중이다. 올해 신규 상장 기업 및 거래대금이 급감한 가운데 코스닥 이전 상장 사례도 전무한 상황으로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코넥스 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23억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3년 전인 2021년의 74억1500만원과 비교하면 약 3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코넥스는 지난 2013년 7월 초기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통해 성장을 지원하고 모험자본의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목표로 설립됐다.
하지만 이러한 원대한 목표가 무색하게도 현재 코넥스 시장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실제 올 들어 코넥스에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코넥스에 입성한 기업은 지난 1월의 세븐브로이맥주 한 곳 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지슨·태양3C·노보믹스 등 3곳이 상장한 것을 감안하면 초반부터 격차가 있다.
이마저도 지난해 12월 상장 신청한 것이 해를 넘겨 이뤄진 것으로 올 들어 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없는 상태다. 아직 기간이 남아 있지만 지난해 한 해 동안 14개 기업이 이름이 올린 것과는 분명 다른 양상이다.
아울러 본연의 목적인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 기능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 들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사례는 없다. 지난해(2023년)와 재작년(2022년) 각각 7개, 6개 사가 자리를 옮긴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상장의 문턱이 낮아진 가운데 코넥스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축소되면서 코넥스 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좋은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의 증시 진출을 격려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성장성 특례상장 등을 도입한 것에 이어 지난해에는 코스닥 상장을 재도전하는 기업은 ‘신속심사제도’를 적용해 기술평가 부담을 완화(단수평가)하고 심사기간도 단축(45→30일)하는 등의 완화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코넥스 상장 비용 지원 삭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기존에 정부는 ‘코넥스시장 활성화 지원사업 지원금’ 제도를 통해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의 비용 50%를 지원해 줬다.
하지만 올해부터 정부에서 해당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기로 하면서 코넥스 상장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식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넥스의 경쟁력이 더 약화될 경우 말그대로 ‘유명무실’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미 대주이엔티·큐러블·블루탑 등 10년 가까이 코넥스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막상 코스닥 이전에 성공하는 기업은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넥스는 본래 코스닥 상장을 위한 가교 역할로 설립됐으나 현재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영국 대체투자시장(AIM)과 캐나다 토론토 벤처거래소(TSX-V) 등 해외 성공 사례 및 다양한 투자상품 활성화와 코넥스지수 도입 등으로 통해 기관투자자 등의 자금을 끌어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