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애플 아이패드 이어 AI폰 온다…삼성·LG 부품사 함박웃음


입력 2024.05.09 11:19 수정 2024.05.09 11:22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AI 생태계 추격 및 신제품 효과 절실한 애플…AI 아이패드·아이폰 승부수

신제품 판매 드라이브로 삼성·LG 부품업체 수혜 입을지 관심

애플 신형 아이패드. ⓒ애플

"역대 가장 강력한 아이패드 라인업." 팀 쿡 CEO가 장담한대로 애플의 야심작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형 아이패드 성공은 각종 악재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애플에게 중요한 반등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애플의 회복은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에게도 간절하다. 삼성·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LG이노텍 등은 이 회사에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을 공급하고 있다. 상반기 아이패드, 하반기 아이폰 흥행 여부에 따라 이들의 실적도 덩달아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7일(현지시간) '렛 루즈(Let Loose)' 행사에서 신형 아이패드 에어·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아이패드 프로는 최고급형, 에어는 고급형이다. 애플이 신규 아이패드를 내놓은 것은 2022년 10월 이후 18개월여 만으로, 출시 이전부터 각종 관심을 받았다.


애플에게 신형 아이패드 흥행은 여러가지로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경쟁사들이 생성형 AI 서비스 또는 이를 탑재한 디바이스(기기)를 내놓는 사이, 애플은 이렇다 할 모델을 내놓지 못하며 혁신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제품과 서비스 사업에서도 부진을 겪고 있다. 간판 모델인 아이폰의 중국 판매가 감소했고 성장세를 이끌던 서비스 부문에서도 반독점법 위반을 의심받으며 흔들리고 있다. 그간 모바일·IT 기기 시장에서 '철옹성'으로 통했던 애플로서는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출시한 신형 아이패드는 애플이 AI 경쟁에서 추격 고삐를 조일 뿐 아니라 신제품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핵심 아이템으로 꼽힌다. 팀 쿡 CEO가 "오늘이 아이패드가 소개된 이후로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애플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 역시 애플의 반등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11인치)와 LG디스플레이(11/13인치)는 신형 아이패드에 OLED를 공급했다. 그 중에서도 LG디스플레이 비중이 상당해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1인치·13인치 OLED 아이패드 프로 모델 출하량이 450만대~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조사기관인 DSCC는 "LG디스플레이가 12.9인치 독점 공급 뿐 아니라 11.1인치 물량에도 기여해 2월부터 5월까지 OLED 아이패드 판매량의 65%를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분기 아이폰 효과에 힘입어 깜짝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OLED 아이패드 프로 패널 출하.ⓒDSCC

물량 뿐 아니라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수익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다. 프로 기준 11인치는 899 달러(123만원), 13인치는 1199 달러(164만원)로 전작 보다 200 달러(27만원) 올랐다.


OLED 패널이 LCD(액정표시장치)나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보다 비싸기 때문에 이 상승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에 장착된 OLED에는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는 '투 스택 탠덤' 기술이 탑재돼 휘도와 내구성을 제고한 것이 특징이다. 투 스택은 중국업체들의 기술 추격이 닿지 않은 영역이기도 하다.


이 같은 효과를 근거로 에프엔가이드는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손실이 3632억원을 기록, 1분기(4694억원) 보다 적자폭이 1000억원 가량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도 나란히 애플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LG이노텍은 OLED용 포토마스크를 이 회사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토마스크는 그림판처럼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원판)에 전자회로 패턴을 새길 때 사용되는 부품이다. 기판 위에 포토마스크를 올려 놓은 후 광원을 쏘면 복잡한 미세회로를 한 번에 그릴 수 있다.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주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여왔던 LG이노텍은 이번 부품 공급 이슈로 2분기 이익폭을 키울 수 있게 됐다. 키움증권은 2분기 LG이노텍 영업이익이 781억원을 기록, 시장 컨센서스(709억원)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수익성이 기대치를 상회하며 호실적을 주도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소재 또한 고객사의 재고 축적 수요 확대와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 효과가 이어지며 전분기 대비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도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등에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신형 아이패드에도 MLCC, FCBGA 등을 공급했다. 대신증권은 2분기 삼성전기 영업이익이 2150억원으로 MLCC 판매 효과가 주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아이패드 신제품 효과에 이어 하반기 아이폰 신형 흥행이 두드러질 경우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의 올해 실적 반등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애플향 물량이 절대적인 LG이노텍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현재 9941억원으로, 2022년 이후 2년 만에 1조 클럽에 재입성할지 주목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