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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꾼다"…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21년째 건재한 이유 [D:현장]


입력 2024.05.10 12:11 수정 2024.05.10 13:1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6월 5일 개막

21회를 맞이한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더 많은 사람들과 환경에 대한 문제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도록 관심을 당부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는 최열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조직위원장, 정재승 이미경 공동 집행위원장, 장영자 프로그래머, 유준상 감독, 배우 박하선이 참석한 가운데 제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2004년 시작된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지구 공동체 일원으로서 환경문제의 시급함을 알리는 세계 3대 환경영화제이자 아시아 최대 환경영화제다. 영화를 통해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과 실천을 논의하는 축제의 장으로 전 세계의 시급한 환경 문제를 다룬 국내외 우수 작품들을 소개해 왔다.


또한 시네마그린틴, 세계청소년기후포럼 등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기후 위기와 환경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환경의 중요성을 알려 그린리더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올해 영화제 슬로건은 'Ready, Climate, Action, 2024!'로 '한 편의 영화를 통해 기후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함께 솔루션을 고민하고 행동하자'는 의미다.


최열 조직위원장은 "21세기는 환경의 세계다.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환경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고, 행동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로 추체적으로 행동하고 실천할 수 있는 역할로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올해로 21회를 맞이했다.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꾼다고 확신한다"라며 "많은 사람들과 영화를 보고 함께 행동하고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정재승 공동집행위원장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게 돼 영광이다. 사실 지난해 집행위원장을 해봤는데 열정만 가지고 참여했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며 뭉클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보통 아이들은 환경에 관심이 많지 않은데 그들에게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환경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미경 공동집행위원장은 "기후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심해졌다. 새로운 사업의 영역이 되고 기후 분야에서 굉장히 큰 시장이 열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학교에서 환경을 가르치지 않고 있고 우리는 모두 도시에 살고 있다. 당장 돈이 되는 것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가 소외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젊은 사람들이 의대에 몰리는 것도, 자격증 문화로 평생 돈을 벌 수 벌 수 있는 직업에 목을 매는 현실도 너무 괴롭다. 젊은 사람들이 환경재단은 환경영화를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선생님과 토론하면서 세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릴 수 있는 큰 창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개막작은 데이비드 앨런 감독(David ALLEN)의 '와일딩'(Wilding)이다. 정재승 공동집행위원장은 "개막작은 현대사회에서 시골과 농촌조차도 자연을 부자연스럽게 대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번 가족, 친구들, 학교에서 영화제에 참여하셔서 영화도 즐기고, 토론을 통해 어떻게 내가 세상을 위해 애쓸 수 있는지 구체적인 실천과 행동을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올해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상영작은 27개국 78편(장편 42편, 단편 36편)이다. 경쟁부문은 총 출품작 2831편 중 3인 심사위원의 예심을 거쳐 국제환경영화부문 18편(장편 7편, 단편 11편), 한국환경영화부문 20편(장편 5편, 단편 15편) 등 총 38편을 선정했다. 또한 월드 프리미어 13편, 아시아 및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8편, 코리아 프리미어 15편이다. 장영자 프로그래머는 "아시아 최고의 환경영화 관문으로서 서울국제환경영화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관객들이 좀 더 쉽게 환경 영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픽션, 애니메이션 등 장르를 다양화하고, 직접적인 실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이슈가 뚜렷한 작품 선정에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제 예산을 지난해 52억원 수준에서 올해 24억원으로 삭감하면서 중 소규모 및 지역영화제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이미경 공동집행위원장은 "많은 영화제들이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금으로 운영돼 왔지만 환경영화제는 초창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환경부로, 환경부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로 미루면서 지원을 안 해줬다. 놀랍게도 보수정부에서 처음 지원해 줬고, 지원 액수는 10분의 1도 안됐다. 올해는 환경부에서 한 단체에 오래 지원했다는 이유로 그것마저 삭감했다. 우리나라는 손에 잡히는 하드웨어 사업에 예산 받기 쉬운데 콘텐츠는 설득하기 어렵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환경에 오래 관심을 가져왔던 기업들과 함께한다"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관객들에게 참가비 5000원을 받는다. 이미경 공동집행위원장은 "무료로 하다 보니 정작 못 보는 관객이 많아져 올해부터 유료로 참가비를 받게 됐다. 이 참가비를 내면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솔루션이 된다. 참가비 전액 5000원에 환경재단이 5000원을 더해 아시아 전역에 맹그로브를 심는데 사용된다"라며 "환경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매년 환경을 비롯한 사회 이슈에 관심이 있고, 대중적인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대중문화계 인사를 에코프렌즈로 위촉하고 있다. 에코프렌즈는 환경영화를 통한 인식 개선으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에코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올해 에코프렌즈는 유준상과 박하선, 김석훈, 방송인 최유라다.


유준상은 "서울국제환경영화제를 지켜보고 관심을 가져왔지만 뭔가 열심히 해봐야지 생각은 못 했는데 좋은 기회에 에코프렌즈가 돼 더 많이 돌아보게 됐다. 기자회견을 통해 예산 확보 관련 이야기를 들으며 안타까웠다. 환경부에서 지원해 주셨으면 한다"라며 "현재 많은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될 수 밖에 없는 세상이 왔다. 국내외에서도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더 큰 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하선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함께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이를 낳고부터 조금 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무래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환경이 걱정이 됐다. 일상에서 환경보호를 소소하게 실천하고 있지만 점점 더 걱정이 됐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좋은 자리가 있단 소식을 들었다. 이번에 함께 하며 저도 더 배우고 실천해 보려 한다"라고 에코프렌즈가 된 소감을 말했다.


이어 "전주국제영화제 심사를 할 때 '고독의 지리학'이라는 영화를 봤다. 환경을 다룬 영화인데 재미있고 참신했다. 캐나다의 한 섬에서 몰려오는 쓰레기들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분의 이야기다. 영화로 인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이번 영화제에 함께하시면 이런 걸 또 느끼고 알게 되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한편 제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6월 5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진행하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6일부터 9일까지 메가박스 성수, 30일까지 디지털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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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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