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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맞으려나?’ 지도자 무덤에 입성한 김경문 감독


입력 2024.06.03 07:37 수정 2024.06.03 07:52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한화, 최원호 감독 후임으로 김경문 감독 선임

국가대표서 뚜렷한 행보, 젊은 한화와의 궁합은?

한화 감독으로 선임된 김경문 전 국가대표 감독. ⓒ 뉴시스

최근 최원호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난 한화 이글스가 ‘명장’ 김경문(65)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2일 김경문 감독과 3년간 총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한화는 최원호 감독이 물러나고 일주일 만에 새로운 사령탑을 임명하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 야구 명장들 중 하나다.


은퇴 후 코치를 거쳐 2004년 두산 베어스 감독에 취임했고 오랜 기간을 팀을 이끌며 이른바 ‘화수분 야구’의 꽃을 피웠다.


하지만 당시 최강으로 불렸던 SK 와이번스(현 SSG)의 벽을 넘지 못하는 등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결국 2011년 6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잠시 야인 생활을 거쳤던 김 감독은 NC 다이노스의 초대 감독으로 다시 현장에 복귀했고 2018년까지 그라운드에 몸담았다.


김경문 감독 커리어를 논할 때 최고의 순간은 역시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다. 당시 두산을 이끌면서 대표팀 감독까지 병행한 김경문 감독은 역대 최고라 불리는 대표팀 전력을 이끌고 숱한 명승부를 펼친 끝에 한국 야구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의 성과를 이뤄냈다.


김경문 감독은 과거 두산과 NC를 이끌었다. ⓒ 뉴시스

하지만 일부 팬들은 김경문 감독이 한화 이글스에 어울리는 사령탑인가라는 점에서 의구심을 표한다.


10개 구단 중 최고령 사령탑이 된 김경문 감독은 선수 기용에 있어 분업화가 철저한 현대 야구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불펜진의 투구수, 연투 등 투수들의 관리 부족과 혹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 바 있던 김경문 감독이다. 현재 한화는 팀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이 투수 쪽에 편중되어있다. 다만 야수진 육성에서는 일가견이 있어 어떤 선수들이 껍질을 깨고 등장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그동안 한화는 명장들의 무덤으로 불렸다.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이 리빌딩 실패의 오점을 남기고 물러난 뒤 당시로서는 젊은 지도자였던 한대화 감독이 부임했으나 하위권 탈출에 실패했고, 결국 한국 야구 최고의 명장들인 김응용, 김성근 감독이 잇따라 한화 유니폼을 입었으나 젊음을 요구했던 팀 방향과 맞지 않았고 결국 두 감독 모두 자신들의 업적에 흠집을 남기며 프로 커리어를 마감하고 말았다.


이후 구단 레전드 출신인 한용덕 감독에게 지휘봉이 넘어가 부임 첫해였던 2018년 3위에 오르며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줬으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고 부임 3년 차에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한 한화는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팀을 맡겼으나 이번에는 구단의 인내심이 부족했고, 최원호 감독 또한 육성보다 성적 압박에 시달리며 한화를 떠났다.


김경문 감독은 세 번째 구단인 한화 이글스에서 과연 어떤 스타일의 야구를 선보일지, 길고 긴 암흑기를 떨쳐낼 진정한 구원투수인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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