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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열고 ‘청년패스’ 지급…MZ관객 모시기에 열 올리는 공연계


입력 2024.06.08 09:59 수정 2024.06.08 11:0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공연계는 외연을 확대하고, 문턱을 낮춤으로써 새로운 관객을 유입시키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재를 넘어, 미래 소비층이기도 한 MZ세대 관객을 꾸준히 유입시키는 것이 공연계의 가장 큰 과제다.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가장 큰 움직임은 ‘팝업스토어’다. 팝업스토어는 제품을 짧은 기간 동안 판매하는 임시 매장인데, 최근에는 한정판 제품을 구하거나 특별한 경험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7~18일 세종문화회관은 ‘팝업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 Y173에서 팝업 ‘시어터 이즈 더 뉴 블랙’을 진행했다. 이는 세종문화회관의 컨템포러리 시즌 프로그램 ‘싱크 넥스트 24’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팝업이다. 세종문화회관에 앞서 ‘킹키부츠’ ‘물랑루즈!’ ‘맘마미아!’ 등은 물론 얼마 전 성수동에 체험형 팝업으로 선보였던 ‘마리 퀴리’까지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지만, 국내 공공 공연장의 팝업은 세종문화화관이 처음이었다.


팝업스토어는 극장 컨셉트로 꾸며졌다. 안내 데스크처럼 꾸민 입구로 들어서면 싱크 넥스트 24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무엇인든지 물어보세요’ 존이 있고, 맞은 편에는 싱크 넥스트 참여 아티스트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보낼 수 있는 녹색 우체통이 서 있다. 이밖에도 미술계 블루칩 작가로 떠오른 우국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월, 참여 아티스트의 인터뷰를 볼 수 있는 영상과 게임으로 만나는 피켓팅 체험, 취향대로 포스터를 만드는 공간 등도 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순수예술 공연장은 연간 600만~700만명이 찾지만 반복해서 오는 고정 관객들을 제외하면 (실제 관람층은) 서울시민의 5~6% 정도”라며 “공연장을 찾아오지 않는 시민도 이용자라고 생각하고 그런 분들한테 색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활동을 알리는 것이 기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종문화회관이 전통적이 공간이라면, 성수동은 미래지향적인 공간이다. 팝업스토어는 세종문화회관이 거리로 뛰쳐나와 오늘의 관객을 만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세종문화회관의 로고를 성수동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대중에게 신선하지 다가가지 않겠나. 극장의 고정 관객 그 너머를 지향하는 것은 세종문화회관 같은 기관의 책임이자 동시대 예술의 생존 본능”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지자체도 MZ세대의 공연 관람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신설한 청년문화예술패스가 대표적이다. 2005년에 출생한 국내 거주 19세 청년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15만 원의 문화예술 관람비를 지원하는 정책이자 서비스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되는 전국의 19세 청년 16만 명에게 지원되는 청년문화예술패스는 그간 학업으로 자유롭게 문화예술을 즐기지 못한 청년들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청년들이 원하는 문화예술을 마음껏 즐기고 예술 창작 활동에 대한 간접적 지원과 문화예술 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시행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해당 정책 시행 2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올해 총 지원 대상(16만명)의 51%에 달하는 8만880명이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지급받았다고 밝혔다. 전국 17개 시도별 발급률을 살펴보면, 서울(68.4%)이 가장 높았고, 세종(63.3%), 인천(58%), 경기(53.3%), 전남(48.9%)이 그 뒤를 이었다.


문체부의 이번 정책은 당초 서울시의 ‘서울청년문화패스’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 것인데, 서울시는 이와 별개로 해당 사업을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더 많은 청년에게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19세에게 지원하는 ‘청년문화예술패스’와 중복되지 않도록 지원 연령이 20~23세(2001~2004년에 태어난 청년)로 조정되고, 중위소득 150% 이하를 대상으로 1인당 연간 20만원을 지원한다.


한 공연 관계자는 “MZ세대는 물론 10대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는 것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심리적인 것이든, 경제적인 것이든 마찬가지”라며 “이들이 곧 미래 공연계를 책임질 관객이다. 이들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공연장, 무대의 미래가 보장받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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