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지역부터 FAST 서비스 확장
광고 수익 통한 수익 모델 강화 차원도
소프트웨어 통한 TV 구매 유인도 가능
국내 TV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디. 대표적으로는 TV OS(운영체제)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인데, 점차 내리막을 걷고 있는 TV 시장에서 플랫폼 기반 수익 창출을 하나의 방편으로 삼는 형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TV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CJ ENM, 뉴아이디, KT알파 등 국내 대표 콘텐츠미디어 기업들과 손잡고 약 4000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삼성 TV 플러스'를 통해 출시했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에서 대규모 K 콘텐츠를 공급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 보유율 증가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 증가로 인해 전통적인 TV 시장이 정체기를 맞은 가운데 글로벌 TV시장 1위 삼성전자가 일종의 '미니 방송사'를 표방하며 TV 시장 위축에 대응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자사 광고형 무료 OTT 서비스, 즉 FAST(Free-Ad-supported Streaming TV)는 점차 글로벌 유통 판로를 확장 중에 있다. FAST는 단어 의미대로 광고를 편성하는 대신 시청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방송 채널이다. 주로 스마트 TV를 통해 송출되는 방식인데 삼성에서는 '삼성 TV 플러스'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는 지난 2015년 론칭 후 올해로 10년차다. 현재 글로벌 27개국에서 약 3000여개 이상의 채널을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5만여 개의 VOD도 제공 중이다. 최근 넷플릭스 등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이 인상되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러한 무료 방송 채널을 앞세워 제품 판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가입이나 구독, 추가기기 없이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로 특히 북미 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근본적으로 TV 판매 둔화가 깔려있다. 전체 TV 출하량이 떨어지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TV 출하량은 2억대에 조금 못미치면서 전년도에 비해 2% 가량이 감소했다.
이에 TV 제조사들은 자사 광고형 무료 OTT서비스를 통해 광고, 콘텐츠, 데이터에 기반한 수익 창출을 확대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TV 보급률이 높아지며 이같은 TV 플랫폼 확장이라는 사업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 측면이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특히 FAST의 경우 TV 제조사들로서는 가장 큰 이점이 바로 광고 수익이다. 사용자들이 이용하기엔 무료지만, 대신 광고 건너뛰기 없이 시청하는 구조이기에 제조사들 입장에선 광고 수익이 발생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타 스트리밍과 달리 큰 화면으로 이용할 수 있는 FAST의 특징으로 인해, 전통적인 TV 시청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을 스마트 TV 구매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도 한층 수월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FAST 서비스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 지난 5년 새 약 20배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 TV 플러스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차세대 TV 입지'다. 하드웨어의 성장 한계에 비해 플랫폼 사업 매출은 수익성이 높고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어서다.
삼성보다 스마트 TV OS(운영체제) 분야에 앞서 있는 구글 역시 지난해 FAST 채널을 개설했다. 자사 콘텐츠 제공 플랫폼인 구글TV에 FAST 서비스를 더했다. 자체 OS를 보유하지 못한 TV 제조사들은 타사의 OS를 이용해야 하지만, 타이젠을 갖추고 있는 삼성은 독자적인 FAST 채널 보급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차별화된 컨텐츠로 TV OS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의 TV 및 모바일 시청 이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AI(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술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2024년형 AI TV에서 향후 7년간 타이젠 OS를 무상 업그레이드 해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FAST 시장이 오는 2027년 약 120억 달러(한화 약 16조원)에 가깝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