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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입법·원구성·특검·국조' 마이웨이…속도 내는 '국회 폭주열차'


입력 2024.06.18 00:00 수정 2024.06.18 00:0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민주당, 법사위 제1소위원회 단독 개최

여당 불참 속 '채상병 특검법' 심사 돌입

여야, 6월내 '원구성' 협상 사실상 불투명

野 상임위 독식 후 '정쟁 안건' 남발 지적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국회 의장실에서 22대 국회 원 구성 관련 논의를 위해 추경호 국민의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22대 국회 초반 최대 쟁점들이 거대 야당의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으로 얼룩지고 있다. 18개 중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로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에 원(院) 구성을 조속히 결정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상임위원장까지 가지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나아가 민주당은 '개문발차식' 상임위 운영 등을 통해 '2특검 4국조' 추진을 예고하고 있어 정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국회 핵심 상임위이자 민주당이 과반 의석으로 몰아붙여 위원장(정청래 의원)을 차지한 법제사법위원회는 17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단독 개최해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을 상정하고 심사에 돌입했다. 야당의 일방적 상임위 운영에 항의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법안심사 1소위원장을 맡은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1소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21일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고 입법청문회에 증인들이 출석하는데, 그 전까지 1소위 심사를 마치고 전체회의에 특검법을 상정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법안이 1소위를 거쳐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차례로 거치는 만큼,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신속히 본회의 안건으로 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여당을 향한 거대 야당의 원 구성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17일을 원 구성 데드라인으로 삼았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날 나머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개의는 일단 미뤄졌다. 다만 우 의장도 6월 중 원 구성 협상을 최종 마무리해야한다는 입장이라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원점 재협상'이나 '법사위원장 반환'이 관철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국회 의장실에서 22대 국회 원 구성 관련 논의를 위해 추경호 국민의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뉴시스

우 의장 주재로 원 구성과 관련한 협의를 위해 만난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까지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당이) 이제 와서 법사위를 내놓으라든가 아니면 11개 상임위를 새로 구성하자는 건 시간을 더 끌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국민들은 우려한다"며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이라도 택해야 할 때다. 내일이라도 우 의장이 본회의를 당장 열어주고 의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국회 원 구성 관례를 깡그리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상임위 11개를 구성해 일방적으로 회의를 소집해 진행했다"며 "자기들 마음대로 정한 상임위 배정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응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겠다는 으름장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건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다. 민주당이 (우리의) 제안에 아무런 대응이 없다면 회동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며 "(우 의장 역시) 민주당의 논리를 대변하면서 우리 당과 합의 없이 의사일정도 일방적으로 정하고 중재도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이 국회의장 중재 회동에 참여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의 국민의힘을 향한 요구는 명분상 '민생을 위한 국회 정상화'다. 다만 현재까지 민주당이 차지한 상임위와 지도부 차원에서 내놓는 안건들을 보면 상당수는 정부와 여당이 반발하는 '정쟁용' 법안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이른바 '2특검·4국조'를 공식화할 방침을 정했다. 2특검은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2국정조사는 채상병 국정조사와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조사다. 나머지 2개 국정조사는 방송 장악 및 동해 유전 개발 국정조사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2특검과 2국조를 우선 추진하고, 상임위 의사일정을 봐가면서 2특검·4국조를 공식화하기로 했다"며 "4국조는 2국조에 방송장악 국정조사, 유전개발 국정조사를 더한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2특검·4국조로 간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도 "채상병 특검법을 이번 임시회 회기에 통과시키는 것이 민주당의 목표"라며 "특검에만 기대지 않고 국정조사도 병행해 진실을 밝혀내겠다. 잘못 있는 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22대 국회 개원 초반부터 거세지는 민주당의 압박에 뾰족한 타개책이 없는 국민의힘은 '호소 전략'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고, 1987년 체제 이후 쌓아 올린 의회민주주의의 역사와 원칙을 깔아뭉개 버렸다"며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고자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민의의 전당을 인질로 삼고 있다"고 호소했다.


우 의장은 같은날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22대 국회 원 구성에 대한 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 '민주당이 민생보다 정쟁용 법안만 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의장의 견해'를 묻자 "국회의장은 민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국회 운영도 민생 중심으로 이끌어갈 생각"이라며 "해당 문제에 대해 의장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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