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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도시’ 위상 흔들리던 대구, ‘DIMF’로 재도약 노린다


입력 2024.06.19 08:24 수정 2024.06.19 08:2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서울·경기를 제외하고 명실상부 ‘문화도시’ ‘뮤지컬도시’라는 브랜드를 지켜오던 대구는 최근 몇 년간 부산에 그 타이틀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공연 건수는 물론이고 티켓 예매수, 티켓판매액 등에서 부산에 크게 뒤처지면서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대구를 ‘뮤지컬도시’로 자리하게 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을 기점으로 다시 그 위상을 되찾아올 거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2023년 총결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은 1269건(5251회)의 공연을 통해 896억1683만원의 티켓판매액을 올린데 반해 대구는 1195건(5252회)의 공연을 통해 608억4057만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액만 따졌을 때 부산이 거의 대구의 1.5배에 육박한다.


특히 뮤지컬, 연극, 클래식, 국악, 무용, 복합 장르 중 티켓 판매액에서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뮤지컬의 경우 부산은 2022년과 비교해 공연건수 36.7%, 티켓판매액(355억4965만원)은 77.5%를 기록한 반면, 대구는 공연건수 27.8%, 티켓판매액(152억7519만원)은 30.2% 증가하는데 그쳤다. 회당 객석점유율이나 티켓판매액 등 부산이 대구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부산이 대구를 앞지른 데에는 2019년 드림씨어터가 개관한 공이 크다. 실제로 드림씨어터 개관 이듬해인 2020년부터 뮤지컬 관객수와 티켓판매액 등에서 부산은 급성장했다. 그동안 서울에서 먼저 선을 보인 후 대도시 위주로 투어를 돌던 것과 달리 ‘오페라의 유령’이 서울 보다 먼저 부산에서 두 달 이상의 장기공연을 계획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기반시설이 갖춰진 드림씨어터가 있어서였다.


부산의 문화예술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대구 내부에선 지역 예술인까지 부산에 흡수되는 형태로 변할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아직 대구도 기대할만한 가치는 있다. 2006년 첫발을 내디딘 ‘DIMF’는 지난 17년 동안 글로벌 뮤지컬 축제를 개최해 온 대구의 대표적 문화브랜드이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이어 대구를 아시아 뮤지컬 거점도시로 만들고자 출발한 ‘DIMF’는 뮤지컬 단일 장르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DIMF’는 그간 ‘투란도트’ ‘번지점프를 하다’ ‘더 픽션’ ‘메피스토’ ‘금발이 너무해’ ‘블루레인’ ‘프리다’ 등 딤프를 통해 첫선을 보인 창작·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서울에서 정식으로 공연되는가 하면 출연 배우들 역시 실력을 인정받고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 엔데믹 선언 이후 열린 첫 축제에서 개최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공연장 확보 등의 어려움을 겪었던 ‘DIMF’는 올해 개최 시기를 다시 6월~7월로 옮기면서 완전히 팬데믹 영향에서 벗어난 축제를 준비 중이다.


ⓒDIMF

오는 6월21일부터 7월8일까지 진행되는 축제에는 프랑스·미국·영국·네덜란드·중국·일본·한국 등 역대 최다인 7개국 25개 작품(리딩 공연 제외)이 무대에 오른다. 특별히 올해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장르 또한 판타지·로맨스·스릴러·어드벤처까지 폭넓은 장르를 선보인다. 개막작은 팝의 여왕 마돈나의 전설적인 노래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홀리데이’로, 지난해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인 후 해외에선 ‘DIMF’를 통해 최초로 공연된다. 공동폐막작으로는 미국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과 중국 뮤지컬 ‘비천’을 선보인다.


배성혁 위원장은 “‘뮤지컬로 행복한 도시 대구’를 만들자는 것이 슬로건”이라며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는 가족들이 볼 수 있는 뮤지컬이 50%가 넘는데 한국 뮤지컬은 카리스마 있고 우스갯소리로 ‘사람이 안 죽는 뮤지컬이 없다’고 할 정도다. ‘DIMF’에서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뮤지컬로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고물가시대에 누구나 부담 없이 뮤지컬을 접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할인 방안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번 ‘DIMF’의 성공적 개최로 ‘뮤지컬도시’로 재도약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그 위상을 지켜나가려면 꼭 필요한 과제도 있다. 기반시설이 갖춰진 뮤지컬 전용극장의 부재를 해결해야 한다. ‘DIMF’ 역시 매해 대관 전쟁을 치러야 했다. 현재로선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국립뮤지컬컴플렉스 설립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국립뮤지컬컴플렉스 조성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대구 지역 뮤지컬 산업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 위원장은 “광주에 아시아문화전당이 있고, 부산에 영화의전당이 있듯이 대구는 ‘뮤지컬도시’로 지난 17년간 꾸준히 최대 규모의 뮤지컬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도시인만큼 국립뮥지컬컴플렉스가 조성되기에 적합한 도시”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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