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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규제 속 '20% 고금리' 급전 빌리는 서민들


입력 2024.09.29 06:00 수정 2024.09.29 06: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1조1607억

1년 새 13.6% 늘어…연체도 15억↑

높아진 은행 문턱에 '울며 겨자 먹기'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뉴시스

저축은행에서 300만원 이하의 급전을 빌리는 소액신용대출이 한 해 동안에만 1400억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당장 얼마라도 급한 돈을 빌려야 하는 서민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특히 가계부채 규제로 은행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연 20%에 육박하는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저축은행 급전 대출을 찾는 취약 차주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1조1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1391억원) 증가했다.


소액신용대출은 저축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으로, 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연체 리스크가 높은 소액대출 취급도 소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1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조216억원 ▲2분기 1조849억원 ▲3분기 1조1507억원 ▲4분기 1조1488억원 올해 ▲1분기 1조1607억원을 기록했다.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확대하면서, 소액신용대출연체액도 증가했다. 지난 1분기 말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액은 76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16억원) 더 늘었다.


연체액 증가 수준은 낮지만 연체율 상승은 리스크 요인이다. 지난 1분기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6.55%로 전년 동기(7.29%) 대비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저축은행업계 전체 연체율은 8%를 돌파했는데, 하반기에도 전망이 좋지 않다. 소액신용대출연체액 규모가 적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소액신용대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서민금융'을 강조하는 저축은행이 대놓고 줄이기 어려운 상품이다. 소액신용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차주가 마지막으로 찾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해당 대출은 신용점수가 350점(하위 5% 수준) 이상인 차주를 대상으로 별다른 조건 없이 300만~500만원 이내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 17~19%로 법정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하지만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도 적용되지 않아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주로 이용한다.


다만 저축은행업권이 난항을 겪으며 저신용자의 급전대출 창구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현재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을 향해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가운데,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국 대출 규제 칼날이 2금융권으로 향하면 중·저신용자들이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또 다른 서민 급전창구인 카드사 카드론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지난 7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6월(40조6059억원)을 넘어섰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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