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기업·우리 등 발급 중단
"수익성 악화로 혜택 제공 부담 커"
카드사들이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특화 카드를 잇따라 단종시키고 있다. 계속 이어지는 고금리로 수익성이 악화 되는 와중 카드사의 비용 출혈을 키우는 주범으로 꼽히면서다. 이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권만 줄어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2020년에 출시한 대한항공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인 대한항공 카드 4종(대한항공 030·070·150·더 퍼스트)의 신규·교체·갱신·추가 발급을 다음 달 3일부터 중단한다.
이 카드는 실적·한도 제한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가 기본 적립된다. 그 외 대한항공·해외·호텔·면세점 등에서 결제 시 1000원당 최대 4마일리지의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또 실적 조건을 채운 대한항공카드 150 회원에게는 매년 5000마일리지, 대한항공 더 퍼스트 회원에게는 매년 최대 1만5000마일리지 바우처가 제공돼 마일리지 카드의 대명사로 꼽혀왔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대한항공카드030 3만원 ▲대한항공카드 070 7만원 ▲대한항공카드150 15만원 ▲대한항공카드 더 퍼스트 50만원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대한항공카드 에디션2 등 상품 리뉴얼 진행 중으로 기존 상품에 대한 발급은 중단한다"며 "발급된 카드의 유효 기간 만료 시 다른 카드 상품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도 내달 12일 항공 마일리지 적립 특화 카드인 IBK 마일앤조이의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
마일앤조이 카드는 전월 실적 상관없이 국내 가맹점 결제액 1000원당, 1500원당 각각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1마일리지를 적립 한도 제한 없이 제공한다.
최근 기업은행은 아이-마일리지 카드를 출시했는데, 혜택이 유사한 마일앤조이 신규 발급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마일앤조이 카드의 연회비는 3만원인 반면, 아이-마일리지 카드의 연회비는 4만2000원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3월 카드의정석 유니마일 체크카드를 단종했다. 이 카드는 에어서울·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에어부산·이스타항공 등 저가항공사 통합 마일리지인 유니마일을 결제금액에 따라 최대 1.5%를 적립해 줬다. 또 국내·외 공항라운지 연 2회 무료 제공해 주는 혜택도 제공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과 결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카드사들에서 마일리지 카드에 대한 리뉴얼이 진행되고 있다"며 "시장 트렌드와 고객 수요에 맞춰 서비스를 변경하고 혜택을 정비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객이 늘고 있다"며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선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비용 부담이 커 마일리지 카드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경우 카드 시장에 마일리지 카드는 안 보이게 되며 소비자의 선택의 폭 또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