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간판기업, 편입비중 ↑…상승폭이 수익률 좌우
삼전 반등 절실…“향후 모멘텀 多” vs “경쟁력 확보해야”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고전 중인 반면 SK하이닉스와 현대차는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는데 각 그룹주의 간판기업의 주가 향방이 수익률 성패를 좌우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소속 기업들을 편입한 ‘KODEX 삼성그룹’의 최근 한 달(5월 17일~6월 19일) 수익률은 마이너스(-) 4.25%로 나타났다.
반면 SK와 현대차그룹의 ETF 수익률은 견조했다. 같은 기간 SK그룹 소속 기업들을 담은 ‘KOSEF SK그룹대표주’의 수익률은 9.39%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 소속 기업들을 담은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은 10.11%로 국내 대기업 그룹주 ETF 중 가장 높았다.
이는 그룹사 내 ‘큰 형님’의 주가가 ETF 성과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KODEX 삼성그룹’은 삼성그룹의 맏형인 삼성전자를 26.75%가량 편입하고 있는데 올 들어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이 부진한 영향을 받아 수익률이 저조하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 달(5월 20일~6월 20일)간 3.42%(7만8900→8만1600원), 올해 들어서는 2.51%(7만9600→8만1600원) 올랐으나 상승 폭이 다소 미미한 수준이다. 인공지능(AI) 칩 제조에 투입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며 주도권을 뺏기자 주가가 좀처럼 큰 폭으로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다.
이와달리 ‘KOSEF SK그룹대표주’는 SK하이닉스를 20.92% 비중으로,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은 현대차를 24.87% 담고 있는데 두 종목은 올해 높은 상승 폭을 자랑하고 있다.
HBM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최근 한 달 동안 24.93%(19만100→23만7500원) 올랐고 올해에는 무려 66.78%(14만2400→23만7500원) 급등했다.
현대차 역시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과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추진 등 각종 호재로 최근 한 달간 13.97%(25만500→28만5500원), 올해 42.39%(20만500→28만5500원) 오르며 뚜렷한 우상향세를 굳혔다.
삼성그룹주 ETF가 SK·현대차그룹주 ETF의 수익률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상품 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반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8만1200원을 기록하면서 한 달여 만에 ‘8만전자’ 타이틀을 회복했으나 올해 주가 흐름을 보면 상승 동력이 지속되지는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을 놓고도 증권가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 3분기부터 다양한 모멘텀이 발현될 전망”이라며 “하반기 실적 개선과 순현금, 내년 구조적 성장에 기반해 오는 2025년으로 넘어가는 구간에서 경쟁사 대비 초과 수익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공급 부족 현상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올해 하반기 HBM3E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사 대비 패키징 공법이 우월하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주가 재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