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 육아 및 저출생 관련株 변동성 심화
정책 의문성에 부정심리 확산…차익실현 매물↑
“합리적 근거 부족, 투자 지양하되 옥석 가려야”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뚜렷한 주도주가 부재한 가운데 정책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도주 없이 업종·종목 순환매 장세가 지속되자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투자자들이 정책 테마주에 몰리며 급등락 현상이 연출되는 모양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석유·가스, 육아 및 저출생 등 정책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한국ANKOR유전은 지난 18일 전 거래일 대비 30%(370→481원)까지 치솟았으나 21일에는 9.9%(513→462원) 폭락했다.
한국ANKOR유전은 정부의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탐사 계획 발표 수혜주로 분류돼 최근 일주일(6월 14~24일) 동안 국내 증시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으로 꼽히지만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 매 거래일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정부가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발표하면서 한국ANKOR유전을 비롯한 석유·가스 관련주들이 급등세에 올랐으나 이후 시추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와 분석에 대한 의문이 점차 제기돼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정책 테마주의 변동성 확대는 정부가 저출생 종합 대책을 발표하면서 또 다시 포착됐다. 정부는 지난 19일 저출산 극복 의지를 드러내며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핵심 분야와 대책 등을 제시했다.
이에 출산장려정책 관련주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는데 프리미엄 유아가구 전문기업인 꿈비도 투심을 끌어모았다. 꿈비는 정부의 저출생 대책이 발표된 다음날인 20일 장중 전 거래일 종가(1만830원) 대비 21.9% 급등한 1만32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저출산이 단기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는 부정적 심리가 확산되자 주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꿈비는 지난 21일부터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속출했고, 전일 종가 기준으로는 9090원까지 떨어졌다.
해당 종목들은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주요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정책주’로 분류돼 투심을 자극했다. 다만 정책의 추진성·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며 투심이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정책 테마주는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주가가 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위험이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책 테마주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역량)이 아닌 단순 기대감을 바탕으로 주가를 좌우하기 때문에 투자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사회적 관심만으로는 주가 상승이 지속되기 않을 뿐더러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주는 정치권이 추진하는 정책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정책과 무관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수혜를 본다고 가정해도 각 기업마다 정책에 따른 이익 효과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장 분위기에 이끌려 무작정 투자하는 것보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고 정책주가 테마주의 일종인 만큼 되도록 발을 담그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