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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인해전술'... 믿을 건 삼성·LG 가전 속 '두뇌'


입력 2024.06.25 13:15 수정 2024.06.25 15:49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중국 업체, 로청 이어 전 가전 분야 한국 진출

시장 지배한 삼성-LG 양강 구도, 사실상 깨져

삼성-LG, 기기 판매 넘어 '생태계+SW'에 주력

삼성전자 직원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에게 삼성 타이젠 OS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로봇청소기를 앞세운 중국 가전 기업의 한국 시장 조준이 전 가전 분야로 확대되면서 삼성전자·LG전자 양강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는 '국내 소비자들의 '삼성-LG' 선택 구조가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하면서도, 물 밀듯 밀려오는 중국 제품들의 인해전술에 맞서 AI(인공지능)같은 소프트웨어로 방어하겠다는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가전 기업 로보락은 로봇청소기로 국내 시장을 잠식한데 이어 일체형 세탁기를 3분기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엔드 로봇청소기로 시장 장악에 성공하며, '중국산=저부가가치'라는 편견을 깨고 그 영역을 기타 가전으로 확대한 것이다.


세탁 용량 10㎏과 건조 용량 6㎏를 합친 '일반 일체형 세탁건조기' 와 세탁 1㎏과 건조 500g 제품을 합친 '미니 일체형 세탁건조기'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며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자 다소 낮은 가격대와 용량이 적은 제품으로 1~2인 가구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TCL과 하이센스도 국내 총판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공급하는 형식으로 국내 시장 진출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CL과 하이센스는 TV는 물론 냉장고, 식기세척기, 세탁기, 에어컨 등 흔히 '백색가전'으로 불리는 대다수의 가전을 모두 공급하는 종합가전 기업이다. 특히 TV 부문에서는 삼성을 이어 2~3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브랜드다.


중국 최대 가전기업 메이디도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한국 시장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레인지를 시작으로 주방 가전제품은 물론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 가전제품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유통 단계를 줄여 비용은 낮추는 가성비 전략이다.


이같은 중국 기업들의 한국 진출 의미는 남다르다. 일부 소형 가전의 점유율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종합생활가전 기업으로 국내 기업들을 넘어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TV의 경우 국내 업계에서조차 "이제 외관 경쟁은 끝났다"고 언급할 정도로, 하드웨어 성능은 국산 제품을 뒤쫓고 있다.


"기기만 팔아선 안돼" 소프트웨어로 눈 돌린 국내 기업

이에 국산 기업들은 소프트웨어로 중국 인해전술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단순 기기 외에 다른 브랜드여도 자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가전의 중심축을 HW(하드웨어)에서 생태계+SW(소프트웨어)로 옮기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AI(인공지능) 가전=삼성'을 강조하며 AI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선보이거나, 한층 진화된 스마트싱스(SmartThings) 역량을 소개하며 소비자 어필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기기들의 연결성과 사용성을 극대화하는 초연결 시대 구현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모바일이나 스마트워치에서는 철수시킨 타이젠OS를 스마트TV 뿐 아니라 모니터, B2B 사이니지 등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홈 가전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한 삼성 스마트 TV 약 2억7000만대에 타이젠 OS가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AI와 IoT(사물인터넷)이 합쳐진 Alot 시대를 새 기회로 보고있다 스마트 TV에 탑재된 타이젠OS로 가정 내 냉장고, 세탁기 등 모든 가전을 연결하고 다양한 서비스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AI를 접목해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역시 올해 CES 현장에서 이와 관련해 "스마트폰, TV·가전, 자동차까지 연결된 사용자 경험은 정교하게 개인화된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AI까지 접목해 기기 간 연결을 넘어,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 가전에는 점차 타이젠OS 탑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TV, 모니터는 물론 최근 출시한 세탁건조기에도 타이젠OS가 탑재된 상태다


LG전자 역시 자사 스마트TV 운영체제인 웹OS를 앞세워 지속적인 수익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웹OS는 현재 전세계 2억대 이상의 LG 스마트 TV에서 구동하고 300개 이상 TV 브랜드에 공급되고 있다. 웹OS에서 경험 가능한 제휴 콘텐츠는 약 3500개에 달한다. 또 이를 외부 브랜드 뿐 아니라 차량용으로도 확대해 플랫폼 사업 모수를 늘리고 있다.


아울러 전용 온디바이스 AI칩을 개발해 AI 가전 시장을 이끌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가전 전용 AI 칩 'DQ-C'의 적용 제품군을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 5가지에서 연말까지 8가지 제품군·46개 모델(국내 기준)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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