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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멸 시대…콘텐츠들이 남기는 ‘메시지’ [콘텐츠 속 지역②]


입력 2024.06.28 07:38 수정 2024.06.28 07:3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지역 문제 적극 다루는 예능

달라지는 드라마들, 숙제도 남아

유튜브 채널 ‘오느른’은 MBC 최별 PD가 전라북도 김제시의 폐가를 4500만원에 구입해 ‘오도이촌’(일주일 중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실천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힐링의 순간들을 포착해 김제시의 매력을 보여주는 한편, 지역소멸을 막을 한 방편으로 꼽히는 ‘오도이촌’ 실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의미 있다’는 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최 PD의 집이 책방 ‘오느른 책밭’으로 변신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지속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 로컬 청년 협동조합과 함께 운영하는 ‘오느른 책밭’을 비롯해 지난해엔 ‘노을피크닉 : 오느른 마을에 전입신고하러 왔습니다’라는 축제를 기획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오느른 영상 캡처

전라북도청과의 협업을 통해 제철 농산물인 남원 김부각, 무주 대학의 찰옥수수, 부안의 자연산 바지락을 활용한 제철 음식을 요리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며 로컬 크리에이터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보여주는 등 ‘지역소멸 시대’ 미디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궁무진함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됐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세제 재정 지원 현황과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89개가 인구감소지역에 해당한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통해 매년 1조원의 재원을 배분·지원하고 있지만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다.


지난해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세컨하우스2’에서는 연예인들이 나섰다. 최수종-하희라 부부, 조재윤-주상욱이 시골에 방치된 빈집을 직접 리모델링해 자급자족하며 살아보는 이야기를 통해 마찬가지로 지역 생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 최수종은 ‘세컨하우스2’의 의미에 대해 “세컨 하우스에 대해 관심이 늘어났다. 위로와 힐링 외에도,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진짜로 할 수 있을 만큼, 지식과 정보를 얻어갈 수도 있다”면서 “제2의 삶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들이 있다”라고 프로그램의 의미를 짚었었다.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며 직접적인 도움을 준 사례도 있다. 지난해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빈집살래 시즌3-수리수리 마을수리’(이하 ‘빈집살래3’)는 빈집을 거주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던 이전 시즌과 달리, 지난해 방송된 시즌3에서는 빈집들을 상업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폐허가 돼버린 마을을 다시 사람들이 북적이는 활기찬 마을로 되돌리겠다”는 포부와 함께 전라북도 전주시 팔복동의 빈집 4채를 동시에 리모델링 했다. 건축부터 메뉴 개발, 운영자 모집 과정까지 보여주며 팔복동의 빈집들을 식당으로 변모시켰다.


드라마들도 지역의 삶을 다루며 긍정적인 인식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예능이나 교양처럼 적극적인 담론을 끌어내는 작품은 드물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충청도의 가상공간이 배경이었던 ‘동백꽃 필 무렵’(2019), 강원도의 한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한 ‘갯마을 차차차’(2021)가 지역 소도시의 특징을 드라마 안에 녹여낸 바 있으며, ‘우리들의 블루스’(2022), ‘웰컴 투 삼달리’는 제주를 배경으로 힐링 메시지를 전달했었다. 경상남도를 배경으로 한 ENA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도 최근 시청자들을 만나는 등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지역의 매력을 부각해 촬영지로 시청자들의 방문을 이끄는가 하면, 지역의 삶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다루며 긍정적인 인식을 확대하기도 한다.


제주에 발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감 있게 그려내 호평을 받은 ‘우리들의 블루스’ 또는 구수한 충청도 말투로 리듬감을 살리고, 특유의 화법으로 웃음을 유발해 지역 배경 드라마가 그 자체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등 긍정적인 의미를 남긴 작품도 물론 없지 않다.


다만 여전히‘고향=시골’ 또는 ‘도시 vs 시골’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작품들도 있다. 여전히 지역이 메인 배경인 많은 작품의 주제는 ‘힐링’에 몰려 있으며, ‘갯마을 차차차’가 극 초반 서울깍쟁이 의사 혜진(신민아 분)과 오지랖 넓은 마을 주민들을 갈등을 스테레오 타입으로 그려낸 바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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