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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팔았어도 못 남긴 삼성 가전, 4분기 반전 노릴까


입력 2024.11.10 07:00 수정 2024.11.10 07:0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LG 가전·TV 3분기 누계 영업익 2조4405억…삼성의 1.6배

고정비 감소에도 B2B 성장세 및 프리미엄 및 볼륨존 성과

삼성, TV 개선 더디지만 '연말 쇼핑' 특수로 이익 정조준

美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 최고 발명품’ 소비자 가전 부문에 선정된 세계 최초 무선∙투명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LG전자

LG전자가 올 3분기까지 가전·TV 경쟁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1.5배 가량 벌렸다. 물류비 등 고정비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B2B 등 고수익성 제품 중심을 집중 겨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간 이익을 깎아내렸던 물류비가 4분기에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가 3분기 동안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블랙프라이데이에서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쇼핑 이벤트 효과를 적극 활용해 막판까지 실적 호조를 이어갈지 관심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누계 H&A(생활가전)·HE(TV)사업본부 합산 영업이익은 2조440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580억원)와 견줘 4.6% 감소했다.


H&A가 이 기간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H&A 영업이익은 LG전자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의 65.8%에 해당한다. '상고하저' 영향으로 상반기에만 1조6347억원의 영업이익이 몰렸다.


H&A·HE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9.3% 증가한 36조6455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율을 보면 LG전자가 지난해 1~3분기 보다는 더 많이 판매했지만, 수익은 더 적게 거뒀음을 알 수 있다.


이익 감소 이유에 대해 LG전자는 계약운임 인상에 따른 물류비 증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가 부담 등 고정비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그럼에도 신흥국 중심 생활가전 매출 증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 호조, 가전 구독 및 webOS 플랫폼 사업 등 모델이 선전하면서 지난해 못지 않은 이익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익 개선 노력으로 LG전자는 경쟁사인 삼성전자 TV·생활가전 사업부 실적을 수월하게 앞질렀다.


삼성전자의 VD(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사업부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1조55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100억원)와 견줘 18.3%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세를 나타낸 점은 고무적이나, LG전자와 차이는 좁히지 못했다. 영업이익만 보면 양사는 1.6배 격차가 있다.


이 기간 VD·생활가전 매출은 42조400억원으로 이 기간 LG전자 H&A·HE(36조6455억원)을 1.15배 웃돈다. 결과적으로 더 팔고도 더 적은 이익을 거뒀다는 사실이 자존심을 구긴다.


TV 사업에서 수익 개선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영향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누계 삼성 TV 출하량이 25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TV ASP(평균판매단가)는 602.1 달러로 전년(619.1 달러)과 견줘 2.7%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말 가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저가 TV 시장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QLED, 대형 TV 등 전략 제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중"이라면서도 "엔트리급 중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저가 TV 시장 비중이 확대되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고가 보다 중저가 소비가 늘어나면 이익 개선에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인공지능(AI) 음성비서 '빅스비(Bixby)'가 적용돼 음성 명령으로 더욱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비스포크 AI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현재까지 LG전자가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막판 반전을 시도할지 관심이다.


기업들의 이익을 끌어내린 운임 상승 효과가 4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인데다, 중국 광군제(11월11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29일)를 거쳐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양산업정보센터는 "해운 운임은 상반기 대비 하반기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뿐 아니라 제품별 엔트리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판매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전의 경우 시스템 에어컨, 빌더, 빌트인 등 B2B 수요를 적극적으로 노릴 전망이다.


LG전자도 지역특화 신제품 출시 및 볼륨존 확대로 추가 매출을 창출하는 한편 온라인, 구독 사업 확대 등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TV 부문에서는 OELD TV, QNED TV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지속하면서 볼륨존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webOS에서도 파트너십을 확대한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이같은 마케팅·판매 노력에도 불구하고, 4분기 이익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의 TV·생활가전 4분기 전망에 대해 "TV 비중 증가로 인한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 기간 22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디스플레이, 가전 경쟁 심화 등 단기 실적 기대감이 약화됐다"면서도 4분기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봤다.


LG전자 역시 '상고하저' 흐름을 깨트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H&A 사업부 비수기로 인한 믹스 악화"를 근거로 H&A와 HE의 합산 영업이익이 4분기 9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스마트폰 공급 증가에 기인한 LG이노텍 뒷심 효과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2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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