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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변동성 확대에 투자자 ‘고심’…국내 영향 ‘촉각’


입력 2024.06.27 07:00 수정 2024.06.27 10:56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롤러코스터 주가에 불안감 커지는 서학개미들

국내 증시 관련주 SK하닉·한미반도체 영향

‘거품론’ 제기에 AI 최대 수혜주 ‘반론’도 여전

엔비디아 로고. ⓒEPA=연합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등 관련주들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가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행보와 함께 국내 증시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엔비디아는 126.4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전 거래일 대비 0.25%(0.31달러)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지난 18일 135.58달러를 기록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3거래일간 12.88%나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다시 상승 반전했지만 지난 20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40.76달러) 대비 10.2% 하락한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주가 널뛰기에 시가총액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락세가 지속된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시가총액은 3980억달러(약 551조원)어치가 증발했다. 이는 국내 1위 삼성전자 시가총액(약 485조원)보다 큰 금액이 순식간에 사라진 셈으로 시가총액 순위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이어 3위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상황에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투자 게시판을 살펴보면 “엔비디아의 영향력이 크다지만 전 세계 시장이 들썩이는 듯하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보장되기 전까지 기술주를 피해서 매수해야 하나 싶다” 등의 반응이 적지 않다.


엔비디아의 급등락은 미국뿐 아니라 국내 관련주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비디아의 공급망으로 분류되는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엔비디아가 급락한 영향이 미친 3거래일간(국내시간 기준·21~25일) 각각 5.26%(23만7500→22만5000원), 3.57%(17만9300→17만2900원)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상승으로 전환한 이후 열린 전날(26일) 장에서는 각각 5.33%(22만5000→23만7000원), 3.99%(17만2900→17만9800원) 반등했다.


이에 엔비디아의 주가 조정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238%가량 급증한 데 이어 올해에도 130% 이상 올라 ‘고평가’ 논란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는데 주가가 급격히 내림세로 접어들면서 ‘AI 거품’ 우려가 짙어졌다는 이유다.


존 노튼 영국 가디언 칼럼니스트는 “전 세계가 AI 환상에 빠져 있는데 AI 하드웨어 기업을 제외하면 아직 AI로 돈을 버는 기업이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도 “엔비디아의 실적이 주가 상승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2분기 실적이 상승폭 대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하락세가 길어질 수 있고 관련주들까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여전하다. AI 산업이 성장 초기인 만큼 엔비디아가 AI 열풍의 최대 수혜주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의 약 90%가 엔비디아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 투자책임자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들의 하락이 ‘단기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기술과 AI에 긍정 전망이 여전하다”며 “최근 이어진 기술주 하락은 차익실현을 위한 움직임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인 KB증권의 안소은 연구원도 “엔비디아의 조정 국면은 AI 수혜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바뀌거나 장기 고성장 기대가 약화된 것이 아닌 단기 과열을 식히는 과정”이라며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18일 기준 44.6배로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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