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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만에 불발된 볼리비아 쿠데타 …"모든 게 쇼였다"


입력 2024.06.27 14:47 수정 2024.06.27 17:21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쿠데타 주범 "위기 몰린 대통령이 지시"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이 26일(현지시간) 볼리비아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쿠데타 시도 도중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리비아에서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전 합참의장)이 쿠데타를 시도한지 3시간 만에 실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니가 장군은 26일(현지시간) 오후 3시쯤 행정수도 라파스에 위치한 무리요 광장에 군대를 모은 뒤 "나라의 경제는 파탄나고 있지만 현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새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후 3시 50분쯤 장갑차를 타고 대통령궁에 진입했고 대통령궁 내부에 있던 군인들과 대치했다.


양측이 대치 중인 상황에서 등장한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은 수니가 장군에게 “나는 당신의 상관이다. 철수를 명령한다”며 “불복종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국민 연설을 통해 “볼리비아가 군의 쿠데타 시도에 직면했다”며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정부는 버틸 것이다”고 말했다. 곧이어 아르세 대통령은 군 육군, 해군, 공군 참모총장 3명을 교체했다.


26일(현지시간)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이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쿠데타를 시도한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에게 철군을 명령하고 있다. ⓒ엑스/연합뉴스

아르세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시민들이 무리요 광장으로 뛰쳐나와 군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호세 윌슨 산체스 신임 육군 참모 총장 또한 군대 복귀를 명령하자 수니가 장군은 결국 오후 6시쯤 군대를 철수했다. 그는 군 철수 후 군 막사 밖에서 연설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런 가운데 현지 매체 엘데베르에 따르면 경찰에 체포된 수니가 장군은 경찰에 이 모든 것이 아르세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아르세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 매우 엉망이라며 인기를 높일 정치적 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장갑차를 동원해도 되냐’고 물었고 아르세 대통령이 “좋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엘데베르는 수니가 장군의 폭로에 대한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하면서도 지난 주말 볼리비아 정부가 장갑차와 전차를 이례적으로 수도 라파스 주변에 집결시켰다고 보도했다. 아르세 대통령은 최근 전임인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며 정치적 위기에 내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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