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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도 단타” 국내 증시 부진에 ‘지수 베팅러’ 증가


입력 2024.06.30 07:00 수정 2024.06.30 14:28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지수 추종형, 올해 거래량·대금 상위권 싹쓸이

코스피 2800 돌파…상승탄력 vs 고점 ‘시각 차’

“투자자 인식 변화 필요…선순환 구조 마련”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만 유독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단타(단기투자)’가 만연해지고 있다. 단타 성격이 짙어진 지수 추종형 ETF에 투자함으로써 지수의 상승·하락 방향성에 단순 베팅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1월 2일~6월 28일) 국내 ETF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상품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다. 기초자산인 코스피200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올해 일평균 거래량은 1억5030만좌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평균 거래량 상위 10종목에 이름을 올린 상품을 살펴보면 무려 7종목이 지수 추종형 ETF로 나타났다. 1위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비롯해 2위부터 7위까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등 코스피·코스닥 지수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거래대금 기준으로도 지수 추종형 ETF가 상위권을 독식했다. 평균 거래대금 상위 10종목 중 2위부터 9위까지 총 8종목이 지수 추종형 ETF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일평균 거래대금을 기록한 상품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34477억원)로 파악됐다. 이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3위·3238억원), ‘KODEX 200’(4위·231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수 추종형 ETF는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만들어진 상품으로 코스피·코스닥 지수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에,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은 인버스(역방향) 및 곱버스(역방향 2배) ETF에 베팅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2년 5개월 만에 2800선을 돌파하자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ETF를 선택한 반면 2800선이 고점이라고 인식한 투자자들은 인버스 및 곱버스 ETF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올해 미국·인도·일본 등 주요국들의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코스피의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것도 하락세에 베팅한 이들의 입장이다.


올해(1월 2일~6월 28일) 코스피지수 변동 추이. ⓒ한국거래소

실제로 온라인 투자 게시판을 살펴보면 “지수 자체가 눈에 띄게 오르는 경우가 없어서 하락할 때 분할 매수로 접근하고 상승할 때 분할 매도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선진국 주식시장과 비교하면 아쉬운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어 개별종목뿐 아니라 ETF도 단타로 접근 중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를 단타 목적으로 활용하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변해야 중장기적으로 증시자금이 유입되고 지수가 오르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버스 및 곱버스 ETF에 대해서는 일반 상품 대비 손실위험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 추종형 ETF가 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안전성과 수익성을 보장하는 ‘장기 베팅용’ 상품으로 평가됐으나 국내 증시의 더딘 상승세에 ‘한탕주의’를 노린 투자자들의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장 변동성을 활용하는 상품인 만큼 증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장기간 보유하게 될 경우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수익률과 괴리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기에 변동성 장세에서는 장기투자보다 단기투자에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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