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가계부채 주범' 지목된 인터넷은행…성장 '브레이크'


입력 2024.07.12 06:00 수정 2024.07.12 06: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주담대 등 가계부채 사상 최대

성장 견인할 사업다각화 모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이미지.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가계대출의 주범으로 인터넷은행들이 지목되면서 기존의 영업 방식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등 수익성·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는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기 위한 금리 인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케이뱅크는 지난 9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의 금융채(5년) 금리를 0.1%p 인상해 최저금리를 3.50%로 올렸다.


전세대출 역시 상품에 따라 최대 0.15%p 인상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내외 시장 여건을 고려해 금리인상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은행들에 앞서 시중은행들도 전세대출금리를 상향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것이다.


전날 KB국민은행은 대면·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금리를 0.1~0.2%포인트(p) 올렸다. 지난 3일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p 올린 지 불과 1주일 만이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5년 주기형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2년 고정금리를 0.1%p씩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오는 15일부터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p 높일 예정이며,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2%p 인상했다.


가계부채 증가 이미지. ⓒ연합뉴스

은행권의 이같은 금리 인상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면서, 은행들로서는 대출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과 주담대 잔액은 각각 1115조5000억원, 87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중 6조3000억원 급증하며 가계대출도 6조원 증가했다.


특히 주담대의 상반기 증가분은 26조5000억원으로, 상반기 기준으로는 부동산 과열이 절정이던 2021년(30조4000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았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회초리가 인터넷은행으로 향했다는 점이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뱅이 가장 손쉽게 자산과 수익을 성장시킬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인데, 이는 다른 은행이 심사해서 이자 잘 내던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주면서 뺏어오는 것”이라며 “이런 영업은 금융당국이 생각했던 혁신이나 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들과 같은 선상에서 평가 받는 것에 대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계대출이 막히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규모도 작고 안전성도 비교적 낮다는 이유다.


KB증권은 최근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2만7500원으로 기존 대비 11.3% 하향 조정했다. 원화 대출 성장 지연으로 경영 효율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은행들은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며 새로운 수익 창출을 이뤄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플랫폼 중심의 서비스를 확대·강화한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 수익 확대를 강조했다. 김석 카카오뱅크 COO는 “2023년은 광고 사업의 시작 및 신용대출 비교하기 론칭 등 플랫폼 사업 기반을 다지는 한 해였다면 2024년은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본격적인 수익화가 시작되는 한 해”라며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플랫폼 사업 다각화를 통해 플랫폼 수익의 높은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주요 목표를 ▲생활 속 케이뱅크 ▲혁신 투자 허브 ▲테크 리딩뱅크로 세웠다. 이에 따라 ▲펀드 서비스 ▲KB 제휴 신용카드 ▲알뜰교통카드 ▲자동차 등 다수의 보험 상품을 비롯해 동행복권 간편 충전 등 다양한 비이자 사업을 통해 지난해부터 비이자이익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최근 환전과 외화통장 등을 제공하는 외화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 금융권 최초로 17개 통화를 24시간 내내 수수료 없이 환전할 수 있는 평생 무료 환전을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오는 15일은 은행권 가계대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15일부터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관리 현황 및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규제 준수 여부 등을 현장 점검할 예정이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