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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금리 통할까"…토뱅-광주은행의 '특별한 실험'


입력 2024.07.14 06:00 수정 2024.07.14 06: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3분기에 공동대출 출시

낮은 이자율 경쟁 '관건'

이은미(왼쪽) 토스뱅크 대표와 고병일 광주은행 은행장이 5일 공동대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토스뱅크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의 특별한 실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기존 데이터와 자금력을 결합해 은행의 핵심 사업인 대출을 공동으로 실행,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청사진이다.


특히 두 은행 간 자본을 한 데 모아 대출에 쓰이는 비용을 절반으로 줄여 기존 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인 만큼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에서 공동대출 상품 출시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협업 첫 사례로, 지난달 26일 금융위원회는 양사의 공동대출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하며 “대출 시장에 건전한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양사가 준비하는 공동대출은 개인 신용대출 상품이다. 고객이 토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양사는 각각 심사를 진행해 대출한도와 금리를 공동으로 결정한다. 대출 재원은 두 은행이 절반씩 분담한다. ▲원리금 수납 ▲증명서 발급 ▲고객 상담 대출 관리 서비스는 토스뱅크에서 담당한다.


예를 들어 두 은행이 각각 2000만원 씩 신용대출을 실행하게 되면 마케팅과 관리비용 등도 각각 사용하게 되지만 이런 과정을 일원화해 중복되는 비용을 줄이고 더 낮은 금리로 4000만원 한도의 대출이 가능하다.


토스뱅크는 광주은행과의 협업으로 부족한 자본력을 보완하고, 광주은행은 지방에 집중된 영업권역·낮은 디지털 접근성 등 단점을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금융권도 이번 협업이 양사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토스뱅크는 디지털 모객력과 자체 신용평가 모델 등을 갖췄지만 자본력의 한계로 대출 규모를 늘리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출범 초기부터 연 2% 금리의 통장부터 매일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지금 이자받기 통장’ 등 차별화한 예·적금 상품들로 수신부문을 탄탄하게 다져왔으나 대출부분에서는 아직 가계대출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토스뱅크 입장에선 인터넷은행의 주요 사업영역인 가계대출에서 주담대의 빈자리를 막는 것이 시급한 과제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연간 흑자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여신잔액 확대를 통한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 개선이 한층 더 절실한 상황이다.


예대율은 예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로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로, 예대율이 낮다는 것은 대출로 벌어들이는 이자수익보다 예금에 나가는 이자비용이 더 높다는 의미다. 토스뱅크는 1분기 기준 예대율은 56.4%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율이 90% 초중반이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각각 88.1%, 69.0%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낮은 금리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공동대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의 금리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들과 비교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두 양사의 결합으로 이 금리를 낮출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목소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중 신규 취급된 개인 신용대출 금리(서민금융 제외)는 토스뱅크가 6.92%, 광주은행이 7.78%인 반면 ▲카카오뱅크(6.13%) ▲케이뱅크(4.84%) ▲BNK경남은행(6.19%)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 인터넷은행 간 경쟁 상황과 토스뱅크의 설명을 고려하면 공동대출은 최저 기준 연 4%대 금리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와 광주은행은 공동대출로 인해 연간 각각 6000억원의 대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오로지 고객 혜택을 위해 준비한 모델인 만큼, 은행권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사가 각각 보유한 강점을 토대로 오랜 시간 함께 준비해온 상품을 3분기 내에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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