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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신정부 대비하는 경제부처…기재부, TF 꾸려 물밑 대비 착수


입력 2024.07.23 15:33 수정 2024.07.23 15:49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에 대외경제 불확실성↑

트럼프·해리스 대진 사실상 확정…100여일 앞

보편적 기본관세 촉각…‘트럼프 리스크’ 대응 필요

정부, 친환경 기조·무역 체제 변화 등 주시할 듯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릴 예정인 ‘G20재무장관회의’ 및 ‘제2차 한-중남미 무역·혁신포럼’ 등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미 대선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를 예약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의 새로운 대결 구도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정부도 경제정책 물밑 정비에 착수했다.


정부는 그동안 미 대선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장 영향을 주시해 왔다.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치러질 미 대선 앞두고 우리나라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진 만큼 대외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에 정부는 미 대선 승리자의 정책 변화를 고려해 신(新)정부 대응책을 준비할 방침이다.

기재부, ‘미 대선 TF’ 꾸린다…장·차관급 회의도 가동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19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4차 대외경제자문회의’에서 미 대선 전개 양상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봤다.


최 부총리는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를 감안하면 정권에 상관없이 양국의 교역·투자 등 우호적 경제협력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0년 기재부 경제정책국과 국제금융국, 대외경제국 등 관련 실국이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미 대선을 챙겨왔었다.


미 대선이 4개월 남짓 남은 만큼 이번에도 TF를 꾸려 미 신정부 출범을 본격적으로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TF 가동과 함께 장·차관급 회의에서도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무역정책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장관급 회의로는 부총리가 주재하는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있고, 차관급 회의로는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있다.


다만 정부는 아직 미 대선 대진표도 확정되지 않았고, 신정부 출범까지 시간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해 상황 변화를 주시하며 물밑에서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0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TF가 가동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외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럼프 vs 해리스…韓 경제 대응책 마련 ‘고심’
도널드트럼프전 대통령(좌측)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우측) ⓒ연합뉴스

기재부는 한국 경제에 미 대선 후보자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거시경제, 무역, 통상, 금융 등 분야별로 조율이 필요한 정책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부총리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미 대선 전개 양상과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미 대선을 주시하며 시나리오별 대책을 고심 중이다.


우선 직접적인 리스크로는 보호무역주의 기조 하의 고율 관세가 꼽히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에 60~100% 관세를 부과하고, 평균 3%대인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 관세’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을 압박할 수 있다. 대미(對美)국 무역흑자를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배터리 업종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조준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반도체법(칩스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이차전지·반도체 등이 우선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수출 엔진’으로만 경제를 이끄는 우리 경제 상황에선, 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공급망 정책도 전면 재편해야 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대중국 ‘디리스킹’ 기조하에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에 초점을 맞췄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철저하게 자국 내 공급망인 ‘온쇼어링’(on-shoring)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 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근거였던 미국의 경제 안보 정책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다.


해리스 부통령은 노조 중시 기조, 총기 규제 강화, 친환경 산업정책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통상실장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보편적 관세와 상호주의 관세 등이 거론되고 있다”며 “미국의 무역 수지 적자를 줄이겠다는 것이 큰 목표다 보니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무역에 충격이 갈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 성장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낙태 권리와 이민자 문제 등에 집중을 하고 있어 대외 문제 부분에는 (트럼프보다) 한발 벗어나 있는 상황”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 대선 리스크, 하반기 경기 영향 제한적”
기획재정부 전경 ⓒ데일리안 DB

정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미 대선 리스크가 우리 경기에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1·2분기 지표 호조로 하반기 경기가 긍정적일 것이란 희망을 품고 있는 만큼, 관련 리스크 요인을 모니터링하면서 대비할 방침이다.


정부는 현재로선 미 대선 혼란이 경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 미 대선이 100여일 남은 상황에서 흐름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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