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ETF 이달 6.58% 상승…구리 2.49% 하락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공약·정책에 관심 ‘업’
헬스케어·방산·전력 등 공통 수혜주 ‘주목’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인 미국 대선이 예측 불허의 판세가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재집권시 수혜 예상 자산에 투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이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트럼프 트레이드’에 반응하면서 금과 구리 관련 상품이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금 관련 ETF 6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58%로 나타났다. ETF별로 살펴보면 ‘ACE KRX금현물’이 14.82%로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뒀고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7.53%)’과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6.38%)’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구리 관련 ETF 2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49%로 저조했다. ‘KODEX 구리선물(H)’과 ‘TIGER 구리실물’은 각각 4.8%, 0.17%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이는 내달 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금 선물 가격과 구리 선물 가격이 상반된 흐름을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12월물 선물 가격은 이 달(10월 1~28일·현지시간)에만 2.44%(온스당 2690.30→2755.90달러) 상승했다. 반면 구리 12월물 선물 가격은 4.94%(파운드당 4.5890→4.3625달러) 하락했다.
이처럼 금과 구리의 가격이 엇갈린 배경으로는 미국 대선이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초접전 박빙 구도가 여전히 이어지는 분위기 속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면서다.
외신에 의하면 그동안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단위 조사에서 트럼프를 꾸준히 앞섰으나 선거가 임박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박빙 우위를 보였으며 그간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전국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진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세가 현실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건 공약과 이전 재임 시기 단행했던 정책들에 관심이 향하고 있다. 그는 관세 및 감세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 해당 정책이 미국 재정 적자와 지정착적 긴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대 중국 관세 공약은 경기 민감재인 구리 수요를 둔화시켰다는 진단이다. 구리는 금과 달리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원자재인 만큼 경기 흐름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대선 전후로 각기 다른 결과에 따른 투자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금·구리처럼 특정 후보와 관련된 업종이 아닌 두 후보의 초당적 지지를 받는 헬스케어·방산·전력 등 공통 수혜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함께 대선 전후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고용 및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발표,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등 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대거 대기하고 있는 점도 투자 시 유의할 점으로 꼽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나 미국 대선 이전까지는 관련 이슈에 따라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은 수시로 커질 수 있다”며 “미국 대선 결과와 이후 관련 정책의 시행을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