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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지배구조 개편 제동에 그룹株 변동성 확대 우려↑


입력 2024.07.25 16:46 수정 2024.07.25 16:52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금감원, 두산로보틱스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시장·정치권, 주주가치 훼손 비판…난항 예고

두산, 합병 비율 원안 유지…반발 등 변수 산재

두산그룹주가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두산밥캣의 미니 굴착기 ‘백호로더’. ⓒ두산밥캣

금융당국이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건 가운데 시장과 정치권에서도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지배구조 개편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두산그룹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그룹주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두산이 전 거래일 대비 11.79%(2만3000원) 내린 17만2000원으로 마감한 것을 비롯, 두산밥캣(-6.16%·4만7050→4만4150원), 두산로보틱스(-8.02%·7만9800→7만3400원), 두산에너빌리티(-4.49%·1만9820→1만8930원), 두산퓨얼셀(-1.80%·1만9450→1만9100원) 등도 하락했다.


이같은 두산그룹주의 동반 약세는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합병 및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중요 사항이 제대로 기재되지 않았다고 보고 정정 요구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두산로보틱스는 3개월 안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제출시 증권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에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배경과 주주가치에 대한 결정 내용,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과 관련해 보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두산그룹은 내년 초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을 골자로 한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그룹은 이달 중순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등 주요 계열사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개편 방침을 발표했다.


발표안에 따르면 우선 두산밥캣의 모(母)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떼어낸 뒤 두산밥캣에 붙인다.


이후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와 일반 주주가 소유한 54%를 포괄적 주식 교환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에 넘겨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든다. 교환 비율은 두산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0.63주다.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 방향. ⓒ두산그룹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사업 시너지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는 게 두산그룹의 설명이다. 그런데 시장의 인식은 다르다. 대주주 이익에만 몰두해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보는 결정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연 매출이 1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이 1조3000억원 넘는 상장사인 두산밥캣의 과반수인 54% 일반주주들은 어떤 상황에 처하는 것인가”라며 “매출 규모가 두산밥캣의 183분의 1인 530억원에 불과하고 무려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두산로보틱스와 같은 기업가치로 주식을 바꿔야 하는 충격적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도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에 역행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처사란 지적이 나왔다. 최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미명 하에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한 행태라며 ‘두산밥캣 방지법’을 대표 발의하기까지 했다.


두산은 주주가치 훼손 우려에도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비율은 원안대로 가져가겠단 방침이다. 금감원이 지시한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 사항에 합병 비율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만큼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겠단 것이다.


업계는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의지와 시장의 반발이 맞부딪히며 실제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시점까지 변수가 산재한 만큼 개별 이슈에 따른 변동성 지속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상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오는 11월 25일 신주 상장 예정일이 돼야 마무리가 될 전망”이라며 “두산에너빌리티 및 두산밥캣 주주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 등 여러 노이즈가 존재함에 따라 관련주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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