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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적표 덮친 고물가…한발 더 멀어진 '금리 피벗'


입력 2024.07.28 06:00 수정 2024.07.28 06:4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2분기 -0.2%…내수 부진 영향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 불투명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이 과일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한 발짝 더 뒤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내수 부진이 꼽힌다. 문제는 이를 반전시킬 만한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다는 점으로, 우리 경제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0.2%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0.1%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로는 2.3% 성장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2.5%를 밑돌았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8%로, 한은이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예측했던 2.9%를 하회했다.


결정적 이유는 내수 부진이 꼽힌다. 특히 민간소비가 전 분기 대비 0.2% 하락하면서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1.1%, 2.1% 하락한 영향도 있었다.


때문에 한은이 예측했던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5%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의 2분기 성장률 발표 직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4%로 각각 하향했고, 삼성증권은 2.7%에서 2.5%로 낮췄다. 하나증권(2.4%)과 신한투자증권(2.3%)은 종전의 다소 낮았던 전망치를 유지했다.


다만 한은은 기존 전망치에 부합하는 결과라는 입장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성장률 발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성장률 2.5% 달성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상반기 성장률이 기존 전망과 큰 차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현재 상황에서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의 성장세를 보인다”고 답했다.


특히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고금리가 아닌 고물가라고 진단했다. 신 국장은 “소비 심리에는 물가 영향이 더 크다”며 “민간 소비 회복세가 이같이 약했던 것은 금리보다 물가 요인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반기 민간소비 개선을 내다본 배경으로 물가 안정 기대를 꼽기도 했다. 그는 “민간소비 회복은 금리보다 물가 안정이 더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물가가 안정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기업들의 영업실적 개선으로 투자 여력도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내수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7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 상승해 1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부동산 가격도 계속 뛰고 있고, 가계대출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내수와 경기 상황 상 금리 인하를 위한 여건이 갖춰졌다고 진단하면서도 당장 한은이 8월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물가 둔화에도 주택 관련 대출 등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불확실성이 상존해 내수 회복 속도는 다소 더딜 수 있다”며 “하반기 한국 경제는 내수 온기 확산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미루 한국금융연구원 국채연구팀장은 “지난해 이후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안정 추세를 면밀히 분석해 어느 시점에 긴축 기조를 완화하는 것이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인 2% 내외에서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일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하반기 초입 경기 상황에 따라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성장세가 기존 전망보다 가팔라지지 않는다면 8월 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소폭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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