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ETF 과열 점검 나선 당국…시장 개선-판도 변화 ‘주목’


입력 2024.07.28 07:00 수정 2024.07.28 07: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공정거래법 상 부당한 지원 행위 여부 확인

불공정거래 확인시 제재 가능…업계 긴장

톱2 삼성·미래에셋 주타겟 전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과 관련해 실태 점검을 예고하면서 시장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간 ETF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공정 경쟁 유도를 통한 시장 개선과 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ETF 운용 실태 점검이 불공정거래 여부 파악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점검 결과에 따른 과징금 부과 등 제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일각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감원은 이른 시일 내 ETF 관련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운용사가 그룹 내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통해 ETF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상 부당한 지원 행위가 이뤄졌는지 들여다본다.


금감원은 실태 파악을 위해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겠단 입장이다. 필요에 따라선 검사도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관련부서에서 조만간 점검 일정이 구체화 될 것”이라며 “만약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위반 내용에 대해 형사 혹은 행정 제재 등 관련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몇 년 간 ETF 시장이 양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운용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혼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올 들어 금감원은 자산운용사들의 ETF 홍보 문구를 지적하는 등 투자자에게 혼선을 줄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연일 경고하고 있다.


올 초 자산운용사들이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 수혜 업종이라며 특정 ETF 광고에 ‘밸류업’이라는 단어를 남발하자 제동을 걸었고 월배당 ETF를 ‘월급 받는 ETF’라는 식으로 마케팅하자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선 마케팅 경쟁 뿐 아니라 자산운용사들 간 직접적으로 서로를 비방하거나 견제하는 움직임도 잦아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ETF상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의 ETF 마케팅을 비하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고 운용사들간 인력 빼가기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실태 점검은 이처럼 ETF 시장 경쟁이 과열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들은 없는지 파악하겠단 의도가 크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ETF 시장이 너무 커지다보니 그 과정에서 저희가 예측 못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금융당국의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른 규제와 제재로 시장의 질적 개선과 건전성 확보가 이뤄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국 차원의 제도 개선 방안 마련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시장 공정성에 대한 의혹 제기가 나오고 있어 관련 법 개선 관련 움직임도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 소속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와 ‘KODEX CD금리 액티브 ETF’에 삼성의 금융 계열사가 출자한 금액이 1조5816억원에 달한다며 계열사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최근 국회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계열사 도움이 있었다”며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까지 추가하면 계열사 지원금액은 수조 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점검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양분된 ETF 시장의 판도 변화로 이어지는 나비효과가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실태 점검의 주요 타깃이 계열사 지원이 미약한 중소형사보다 대형사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ETF 시장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이 38.6%로 1위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6.4%로 2위다. 이어 KB자산운용(7.7%), 한국투자신탁운용(6.7%), 신한자산운용(2.9%), 키움투자자산운용(2.3%) 등의 순이다.


자산운용업계는 ETF 실태 점검과 제도 개선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완화될 경우 중소형사들에게도 기회의 장이 열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투명성과 공정성이 보장되면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판도 변화도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은 금감원 점검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시장 점유율과 관련해 판도 변화가 가능하다고 보지만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