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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 열풍이라는데"…한국 예술독립영화는 왜 주목받지 못할까 [D:영화 뷰]


입력 2024.07.30 10:02 수정 2024.07.30 10:1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한국 예술독립영화, 마케팅 처참"

올해 상반기 극장가의 한 축은 외국 예술영화였다.


'가여운 것들'을 시작으로, '추락의 해부',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이어 '퍼펙트 데이즈'까지 흥행작들이 잇따라 나오며 영화의 다양성 폭을 넓혔다. 그러나 이런 예술영화 흥행 흐름에 한국 예술독립영화들은 제대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6월 개봉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16만 195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상반기 개봉작 중 예술영화 흥행 1위 기록했다.


앞서 개봉한 '가여운 것들'은 15만 6159명, '추락의 해부'는 10만 3393명을 기록하며 예술 영화 열풍의 불을 지폈다. 여기에 '악마와의 토크쇼'는 누적 관객 수 4만 5868명, '악마와의 토크쇼'가 10만 91명을 돌파했다. 이런 흥행 흐름에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방점을 찍은 셈이다. 3만 명만 넘어도 '흥행작', 10만 명을 넘기면 대박을 쳤다고 여겨지는 독립영화계에서 이례적인 수치다.


지난 3일 개봉한 '퍼펙트 데이즈'도 6만 2397명을 기록 중이다. 주연 배우 야쿠지 쇼지는 한국에서의 흥행 감사를 전하기 위해 내한 행사까지 진행했다.


예술영화에 관객들이 몰리는 현상은 이미 검증된 감독이나 배우, 해외 영화제 수상 경력 등을 내세우면서 작품성이 보장된 영화를 보려는 추세와 잘 맞물려 일어났다. 또 다양한 취향을 드러내 전시하려는 젊은 관객들의 소비 심리가 작용했다. 예술영화는 남들과의 취향 차별화를 강조하는 동시에 '힙함'을 드러내는 요소로 안성맞춤인 콘텐츠가 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예술영화 열풍에 대해 "'괴물', '추락의 해부', '가여운 것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영화제 및 시상식 수상작의 경우 20~30대 관객층 비중이 높아 엔데믹 시대에도 예술영화 시장으로 젊은 관객층이 유입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조현철 감독의 '너와 나'가 4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손익분기점인 10만 관객을 넘지 못했고, 이정홍 감독의 '괴인', 기성문 감독의 '드림 팰리스', 임오정 감독의 '지옥 만세' 등 호평을 받은 작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영화 마니아를 넘어 대중에게까지 닿지 못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마케팅 전략이 지적되고 있다.


한 독립영화 감독은 "한국 독립영화는 퀄리티나 내용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마케팅 전략에서 뒤처졌다. 포스터 디자인부터 차이가 난다. 관객들이 진짜 영화를 좋아해서 보는 것도 있지만 '인스타 감성'으로 SNS에 전시하고 싶은 욕구도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 독립영화를 봤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러니 여러 번 관람할 이유도 없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나 '추락의 해부'는 개봉 주차가 지날수록 증정하는 물건들이 업그레이드 됐다. 반면 우리는 관객과의 대화 외에 내세울 것이 없다. 과거 마케팅 전략이나 외국에서 잘 된 영화의 마케팅 전략을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만의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관객과의 대화는 기본이고, 각 영화의 개성에 맞는 굿즈 지급이 시급하다. "라고 지적했다.


다른 영화 관계자는 "마케팅 전략의 부족과 관객과의 소통 부재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독립영화계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작품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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