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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發 연쇄도산 리스크…금융권 ‘좌불안석’


입력 2024.07.29 14:59 수정 2024.07.29 15:07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미정산 규모 1조원대說…입점업체 6만여 곳

영세업자 줄 파산 위기…금융사 악영향 우려

당국, 리스크 확산 방지 차원서 전방위 지원

위메프(왼쪽)와 티몬 본사 전경. ⓒ연합뉴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미정산 금액 규모가 최대 1700억원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금융권 전반적으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정산받지 못한 입점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 위기에 놓이게 되면 돈을 빌려준 금융업계로 리스크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티메프에 입점한 업체는 총 6만여 곳, 미정산 대금은 1700억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들 대부분은 중소 판매자로 알려져 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날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티메프 정산지연 피해업체에 대해 기존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를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위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전 금융권과 정책금융기관에 정산지연 피해업체를 대상으로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를 요청했다.


특히 금융위는 티몬·위메프 대금 정산지연으로 일시적 자금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피해 중소기업이 낮은 금리로 신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을 통해 ‘3000억원+α’의 보증부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해 긴급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 피해 규모를 1700억원으로 봤지만 판매자들이 예상한 피해 규모가 최대 1조원 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티메프에 입점한 영세 판매자의 경우, 자금 사정이 열악해 판매대금 정산이 제때 이뤄져야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곳들로 정산이 지연될 경우 연쇄 줄도산 위기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앞서 은행들은 티메프로부터 정산이 지연되면서 선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선정산대출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을 먼저 대출 형태로 먼저 받고 은행이 정산일에 이커머스로부터 정산금을 대신 받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이다.


선정산대출 금리는 6%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은행이 매출 증빙을 참고하지만 담보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거의 신용대출에 가까운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금감원의 7개 플랫폼 입점업체 정산대금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2022년 4년간 선정산 대출총액은 1조3000억원을 웃돈다. 연간 대출액은 2019년 252억원에서 2022년 6239억원으로 25배로 불어났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에선 1차적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들이 소비자들에게 선 환불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당분간 혼란은 일단락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대형 PG사인 NHN KCP, 다날, 토스페이먼츠 등은 이날부터 소비자들로부터 이의제기 신청 접수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PG사들이 소비자들에게 환불을 실시하면서 결국 1700억원에 달하는 미정산 금액을 떠안게 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PG사들은 소비자에게 환불한 돈을 티메프 또는 모회사 큐텐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는데 이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만큼 실제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PG사들이 손실을 떠안아 건전성이 악화되면 최악의 경우 지급결제 대란 등 연쇄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금융권에선 중소 판매자들이 줄도산할 경우, 그 파장은 결국 금융업계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티메프에 입점한 업체는 대부분 자금력이 약한 영세 자영업자들인 만큼 이들이 대금을 제 때 받지 못하면 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발생하고 연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2금융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4.18%로 전 분기(3.16%)와 비교해 1.02%p 상승했다.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은 10%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기부는 판매대금 정산 지연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를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기금운용 계획 변경을 통해 티메프 피해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방법을 고심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판매자들을 위해 선정산대출뿐 아니라 개인사업자 대출 등에 대한 지원 협조도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상공인이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채무 상환이 어려워질 경우 만기 연장, 이자 감면, 이자 유예, 대환 등을 통해 대출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개인사업자 대출 119’ 등 지원책을 이번 사태 피해자에게 잘 적용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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