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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양궁人 정의선에 감동하는가 [데스크 칼럼]


입력 2024.07.30 14:48 수정 2024.07.30 15:28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현대차그룹, 1985년부터 40년 한국 양궁 지원

정의선,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 맡아

양궁협회장 다섯 번 연임...올림픽 5회 현장행

선수들 가장 먼저 챙겨…女 10연패, 男 3연패 숨은 공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8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선수들(남수현, 임시현, 전훈영) 및 코치진(양창훈 감독, 김문정 코치)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어느 날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한 스포츠 협회 리더의 품격'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견했다. 우리나라 양궁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정의선 회장의 짧은 '연설'. 이런 내용이었다.


대한양궁협회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혁신에 앞장서는 단체로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그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양궁인 여러분!


저는 우리 양궁인들께서 더 큰 포부와 꿈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시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어느 분야든 최고라는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공정하게 경쟁했는데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도 괜찮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품격과 여유를 잃지 않는 진정한 1인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국가의 품격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겨드릴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스포츠의 가치와 의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36년간 올림픽 여자 단체전 10연패(連覇), 남자 단체전 3회 연속 우승의 순간에 이 짧은 연설이 생각났다. 이 글을 처음 대했을 때의 큰 울림도. "양궁인이라면 진짜 저런 리더의 스피치를 들으면 자부심이 뿜뿜 흘러 나올것 같습니다"는 한 네티즌의 댓글도 떠올랐다.


리더의 언어는 곧 그 조직의 품격이자 위상이다. 그리고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언어의 기교가 아니다. 상대방의 심경을 섬세하게 헤아리는 표현과 진정성이 공감될 때 마음은 움직인다.


말이 아닌 행동도 그렇다.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국내 단일 스포츠 종목 후원으론 최장기간인 40년 동안 한국 양궁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왔고 정 회장은 그들 곁을 묵묵히 지키며 '세계 최강'의 시위를 당겨왔다. 리더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그 종목을 뒤에서 지원하고 선수들을 빛나게 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정 회장은 보여줬다.


그는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이후에도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제가 거기에 묻어가고 있고 (저는) 운이 좋은 거 같다"며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은 뒤에서 다 (지원) 하겠다"고 자신에게 비춘 스포트라이트를 선수들에게 돌렸다.


최고의 리더에 관해 노자는 "덕을 갖춘 지도자는 아무리 재능이 훌륭해도 드러내지 않으며, 큰일을 이루더라도 자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리더가 우리 가까이 있다는 것도 행운이다. 정의선 회장과 양궁인들 모두에게 다시 한번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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