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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전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입력 2024.07.31 11:56 수정 2024.07.31 12:03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여러분!


대한민국 방송통신의 미래를 만들어갈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영광입니다.


그 동안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방송통신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주시고, 한 여름 폭염 속에서도 인사청문회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신 직원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이제 저도 방송통신위원회 가족의 일원이 됐으니 이곳에서 여러분과 기쁜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불과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에 두 분의 전임 위원장님이 자리를 떠나야 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인 탄핵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 정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두 분의 큰 희생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 전임 위원장님의 희생과 여러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위원장으로서 방통위에 부여된 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여러분!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은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여 국민의 권익보호와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에 결코 녹록치 않은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제4부' 라고 불리는 언론은 말 그대로 공기(公器)입니다. 공적인 그릇으로 우리 삶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저는 30년 넘게 방송사에서 일했던 방송인으로서 방송을 사랑했고 전쟁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장을 누볐던 언론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언론이 공기(公器)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건전한 '사회적 공론'의 장이 돼야 할 공영방송이 바로 그러한 비판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건전한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서 기능해야 할 플랫폼도 거대 포털 사업자의 알고리즘 공정성 논란 등으로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습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국내 미디어 산업은 지난 몇 년간 한류로 대표되는 K-미디어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으나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경쟁력을 상실해 생존이 위태로울 뿐만아니라, 이제는 국내 미디어산업 전반의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의 급속 성장 이면에 허위조작정보와 불법유해정보의 확산으로 건전한 미디어 생태계가 위협받는 등 다양한 역기능도 나타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식리딩방, 악성문자 등 스팸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미디어 이용 불편 문제도 지속적인 개선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음의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사회적 공기(公器)인 공영방송 및 미디어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재정립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공영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의 공공성 및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습니다.


또한 공영방송의 수신료 분리징수 제도가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한편,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수신료 사용내역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등 공영방송의 공적재원 투명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포털이 뉴스 매개자로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최소한의 공적 책임을 부여하고 다양하고 균형있는 여론 형성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신뢰성 및 투명성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대한민국이 글로벌 미디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미디어・콘텐츠 혁신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미디어 산업 전반에 자리한 소유・겸영, 광고, 편성 등과 관련된 낡은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 국내 미디어 기업들이글로벌 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산업의 자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겠습니다.


또한 그동안 방송법, IPTV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개별법에 분산된 미디어 규율체계를 정비해 신·구 미디어를 포괄하고 미디어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미래 지향적 통합미디어 법제를 마련하겠습니다.


K-미디어 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나갈수 있도록 해외진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OTT 이용행태와 규제현황을 분석해 국내 OTT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등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디지털·미디어 동행사회' 구현을 위해 방송통신 이용자의 주권을 강화하고 미디어 복지사회를 실현하겠습니다. 디지털 신산업의 자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면서 동시에 이용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하되 이용자의 불편사항을 점검하고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에 적극 대응하겠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일상화되어 가고 있음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 환경을 마련하고 인공지능서비스의 잠재적 위험이나 부작용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인공지능서비스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습니다.


불법 스팸이나 불법・유해정보 등 이용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불법 행위 등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는 한편,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방송통신 미디어의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미디어 복지 격차를 해소해 미디어 동행사회를 구현하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여러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머릿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말입니다. 물에 빠지는 것이 두려워 버둥대지 않으면 물에 빠질 위험은 없지만 평생 강을 건널 수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국내 방송통신미디어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격동의 시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급변하는 기술발전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방송통신 미디어의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변의 시기이지만 현장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직원 여러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방송통신위원회가 국정목표에 부응하는 정책적 성과를 내고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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