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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명 주민들, 터전서 내쫓겼다"


입력 2024.08.01 04:59 수정 2024.08.01 04:59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연합뉴스

탄자니아 정부가 마사이족 주민 수만 명을 그들의 삶의 터전에서 내쫓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공개한 보고서에서 "대대로 마사이족의 삶의 터전이었던 응고롱고로 보호구역(NCA)에서 거주하는 마사이족 약 8만2000명을 탄자니아 정부가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NCA 보호를 명분으로 2022년에 시작된 정부 프로그램의 하나로 2027년까지 이들을 600㎞ 떨어진 음소메라 마을로 이주 시키는 게 주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HRW는 탄자니아 정부가 주민 동의를 받지 않고 이주를 강행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는 인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국제 규약과 관습법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보고서는 "정부가 고용한 무장 순찰대가 아무 잘못 없는 주민을 무자비하게 구타하기도 했다"며 2022년 9월부터 2023년 7월까지 13건의 폭행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줄리아나 은노코 HRW 여성·토지 담당 선임연구원은 "마사이족은 자발적 이주를 가장해 강제로 쫓겨나고 있다"며 "원주민의 권리를 존중하는 게 탄자니아 정부의 법적·윤리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날 HRW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NCA와 음소메라 마을 주민 약 100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문화를 죽이는 것과 같다: 탄자니아 마사이족 이주가 인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86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했다.


그러나 탄자니아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권법을 준수하는 이주 계획을 일관되게 유지해 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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