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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장착' 전기차 화재 참사...K배터리 반사이익?


입력 2024.08.05 13:34 수정 2024.08.06 00:37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화재 원인 규명 안됐지만 '중국산 배터리' 유력

과충전‧열폭주 가능성 제기돼

"배터리 충전 90% 이상 유지하지 않는 것이 좋아"

K배터리, BMS 고도화 통해 화재 예방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화재 발생 당시 CCTV 화면.ⓒ연합뉴스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벤츠 전기차의 화재로 큰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내 이차전지(배터리) 업계의 안전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화재 예방과 대응 관련 기술 개발에 힘써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 업체들과의 차별점을 내세우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 청라동 소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EQE350)에는 중국CATL이 삼원계 배터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811 배터리를 공급하고, 또 다른 중국 업체 파라시스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니켈, 코발트, 망간이 각각 80%, 10%, 10% 비율로 만들어진 하이니켈 배터리로 일반적인 삼원계 NCM 배터리보다 니켈 함량이 높다. 니켈 비중이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은 늘어나지만 안전성은 떨어지게 된다.


아직 화재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통상 전기차 화재의 주된 요인이 배터리라는 점에서 업계는 화재가 난 벤츠 전기차의 탑재된 배터리 열폭주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배터리는 이전부터 화재 안전성이 취약했다. 이번 화재도 배터리가 화재의 주된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중저가 LFP(리튬·인산·철) 뿐 아니라 고성능인 NCM 배터리까지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납품하는 것에 성공했는데, 이번 화재로 신뢰성 문제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는 배터리로 향한다. 그간 한국산 배터리도 화재로부터 자유롭진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국내 배터리 3사의 화재 발생 건수는 LG에너지솔루션 35건, SK온 14건, 삼성SDI 1건이다.


우리 기업들은 화재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전류·전압·온도 등을 최적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통상 열폭주 현상이 화재와 폭발로 이어지는데, BMS는 과충전·과방전·과전류 등 배터리 이상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어해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BMS 개발에만 400명 이상의 연구원을 투입하고 관련 기술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다. 기존 BMS에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기능을 결합한 ‘배터리운영토털솔루션(BMTS)’을 개발 중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팩 내부의 전류·전압, 셀 온도 등의 데이터를 파악해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이상을 예측해내는 기술을 자사 BMS에 적용했다. SK온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배터리를 찾아내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배터리관리칩(BMIC)을 개발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화재 안전성이 대폭 개선되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올리며, 중국 업체들과의 차별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및 폭발 위험성이 낮고 충전 용량도 기존 액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보다 커, 가장 유력한 차세대 전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셀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고, BMS을 통해 이상 현상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같은 기술들을 통해 차별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충전 현상도 배터리 화재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충전할 때 90% 미만인 상태를 유지하면 배터리 화재 위험성이 크게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아파트와 피해 지역 주민 등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당국에 협조해 차량을 철저히 조사하고 근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량들이 전소돼 있다. ⓒ연합뉴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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