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신제품
22F·33F 추가 혈청형 “유학 등 대비 선제 접종”
15개 면역원성 모두 WHO 권고 기준 충족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 늘려 “교차접종 가능”
터줏대감들이 자리 잡고 있던 국내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 ‘신제품’이 등장했다. 지난해 11월 허가 이후 올해 상반기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에 나선 박스뉴반스는 늘어난 혈청형 커버리지와 전 혈청형에 걸친 우월한 면역원성으로 승부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조재용 한국 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6일 오후 서울 중구 스퀘어에서 열린 미디어 세미나에서 “박스뉴반스는 지난해 10월 허가 이후 넓은 혈청형 커버에 대해 인정받으면서 지난 4월 1일자로 소아 대상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백신으로 포함됐다”며 “박스뉴반스는 모든 혈청형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면역원성 기준을 충족한 것은 물론 침습성이 높은 혈청형 3에 대해서는 월등한 면역원성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스뉴반스는 15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으로 지난 2010년 화이자의 13가 단백접합 백신인 ‘프리베나13’의 도입 후 13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제품이다. 기존 프리베나 13이 커버하던 혈청형은 물론 22F와 33F 2개 혈청형을 추가하며 예방 범위를 넓혔다. 이는 기존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가운데 가장 많은 혈청형이다.
혈청형 개수는 폐렴구균 예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강현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폐렴구균을 유발하는 혈청은 100여개에 이르는데 그 중 현재 13가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이 가장 발병률이 높긴 하지만 이외 혈청형의 유병률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최근 데이터에서는 백신의 보급 증가로 13가 포함 백신 혈청형(VT) 발병률은 많이 줄었으나 그렇지 않은 혈청형(NVT)에 대한 발병률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박스뉴반스에 추가된 22F와 33F는 대표적인 NVT다. 특히 미국, 유럽에서 22F와 33F에 대한 발병률이 늘고 있다. 강 교수는 “국내에서도 해당 혈청형을 비인두에 보유하고 있는 소아청소년에 대한 데이터가 확인됐다”며 “해외여행, 유학 등 외국으로 나가는 소아청소년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해당 혈청형에 대한 선제적인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높은 면역원성 역시 박스뉴반스의 강점이다. WHO의 면역원성 기준은 2000년대 초반 단백접합 백신이 새로 개발되면서 제시됐다. 해당 기준으로 측정 가능한 면역반응을 혈청형별로 분석해 실질적인 백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
박스뉴반스는 모든 혈청형에서 WHO가 제시한 면역원성 기준인 IgG concentration 0.35㎍/mL 이상을 충족했다. 특히 침습성이 높아 치명률이 높은 혈청형 3에 대해서는 기준치의 3배에 달하는 1.08㎍/mL(3차 접종 이후 30일 기준)의 면역원성을 기록했다.
한국 MSD는 단백접합 백신에서 모든 혈청형에 대해 면역원성 기준치를 충족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은 포함된 혈청형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적은 혈청형을 포함한 백신에 비해 공유 혈청형의 면역원성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양경선 한국 MSD 의학부 이사는 “13년 만에 새로운 백신을 내다 보니 기존 백신의 미충족 수요에 대한 예방을 타겟으로 개발에 임했다”며 “특히 침습성이 높은 혈청형 3이나 추가 혈청형 등에 대한 접합 방법에 대해 좀 더 효용을 추구했고 혈청형 정제 측면에서도 기술적 수준을 높여서 백신의 전체 면역원성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 선택의 기준은 크게 예방 혈청형 개수, 각 혈청형에 대한 면역원성, 백신 자체의 안전성이 있을 수 있다”며 “박스뉴반스의 경우 현재 국내 허가 백신 가운데 3개의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MSD는 4월 소아 NIP 적용을 신호탄으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종합병원은 물론 2, 3차 병원에 대한 공급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 전무는 “비공식적인 자체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4월부터 소아를 중심으로 초회 접종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소아는 물론 성인에서도 충분한 면역원성을 확보하고 있어 TV, 라디오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교차접종으로 인한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조 전무는 “폐렴구균 백신은 초회 접종에 이어 2, 3, 4차 팔로업샷 순서로 접종이 진행되는데 이 중 1회만 15가 백신을 맞아도 추가 혈청형에 대한 면역원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