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 높은 수출 증가세 지속 중
서비스업생산 낮은 증가세…건설투자↓
상품 소비 부진…고용 여건 점차 조정
美경기침체 우려 등 하방 위험도 상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국책연구원의 내수 ‘둔화·부진’ 진단이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내수 부진에도 높은 수출 증가세로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하다가 점점 표현이 악화하고 있다.
KDI는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자 작년 10월부터 ’경기 부진이 완화한다‘고 진단했다.
8개월간 비슷한 평가를 유지하다가 수출 증가세가 강해지면서 지난 6월에는 ’경기가 다소 개선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다 지난달 다시 경기 개선이 미약하다고 어조를 낮추고 이달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반도체 관련 생산지표들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으며 수출도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그러나 서비스업 생산이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업 생산 중 소비와 밀접한 도소매업(-3.7%)과 숙박·음식점업(-1.2%) 등도 내림세를 지속했다.
상품소비는 승용차(-21.4%)가 감소 폭이 기저효과에 기인해 확대되며 부진한 모습이다. 의복(-4.6%), 음식료품(-2.8%) 등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3.6% 줄어 전월(-2.9%) 감소 폭이 커졌다.
건설투자 역시 공사 지연, 누적된 수주 부진 등으로 부진이 지속됐다. 6월 건설기성(불변)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하면서 작년 동월 대비 4.6% 급감했다.
설비투자도 부진했지만, 반도체 부문에서 일부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 6월 설비투자는 기저효과 등에 기인해 감소 폭이 확대하면서 전월(-1.5%)보다 낮은 –2.7% 감소율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높은 운송장비(-11.5%)의 감소 폭이 확대된 가운데, 기계류(-1.0%)도 낮은 증가율이 나타났다.
운송장비는 전년 동월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자동차(23.7%)가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는 8.1% 감소하면서 전월(-28.8%)의 극심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수출은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6월 생산지표는 다소 조정됐다.
6월 전산업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0.5% 늘어, 전월(2.3%)보다 증가세가 다소 축소됐다.
광공업생산(3.8%)은 반도체(26.9%)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4.1%)와 전기장비(-18.7%)의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재고율(104.7%)은 전월(110.5%) 대비 하락하고 평균가동률(73.9%)은 상승하는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회복세가 이어졌다. 다만, 내수 부진이 반영되며 출하(-3.0%)는 감소로 전환했다.
KDI는 물가상승세에 대해서는 “물가안정 목표(2.0%)와 유사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전월(2.4%)보다 높은 2.6%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8.4%)가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에 기인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소비자물가 오름 폭 확대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선 “건설업 고용이 위축되는 등 고용 여건이 완만하게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신용시장은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개인사업자의 부채 상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가는 큰 폭으로 등락하며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봤다.
주택시장은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으나, 수도권은 신규공급 축소에 기인해 가격 상승 압력이 다소 확대했다.
세계경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나, 무역 갈등 고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등 경기 하방 위험도 상존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