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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부, 배터리 정보 ‘깜깜이’ 논란에 제조사 공개 추진


입력 2024.08.08 08:43 수정 2024.08.08 09:04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인천 청라·전북 군산 연이은 전기차 화재

발화 의심되는 배터리 제조사는 ‘비공개’

내년부터 식별번호 부여해 이력 공개

관계 부처 합동 전방위 대책 마련 나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량들이 전소돼 있다.ⓒ연합뉴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를 추진한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는 오는 12일 전기차 화재 사고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회를 개최한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를 비롯해 전기차 화재 원인, 사고 예방, 사고 후 대응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를 주관하는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원인과 사고 예방, 사호 후 대응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최근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만큼 관계 부처 논의를 서둘러 늦어도 9월 초에는 대책을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토부는 내년 2월부터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는 전기차 제작 안전을 강화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해 부품(배터리) 안전기준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자동차 제작사가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인증받게 하는 제도다. 현재는 제작사 책임 아래 전기차를 먼저 제작·판매하고, 정부는 사후 점검하는 형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또는 국토부 장관이 지정하는 시험기관 등에서 안전 성능 시험을 하고, 시험을 통과한 경우에만 안전성 인증서를 교부한다. 자동차 제작사는 인증 내용대로 제작했는지 적합성 검사도 받아야 한다.


자동차 제작사는 안전성 인증과 안전성능시험, 적합성 검사까지 3단계 인증을 거친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국내외 자동차 제작사와 민간 협회 등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진행해 왔다.


정부세종청사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가 충전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차량 구매 때 배터리 정보 알 수 있도록”


배터리 인증제를 시행하면 배터리마다 식별번호를 부착, 별도 등록하도록 해 폐차할 때까지 이력 관리를 하게 된다. 이 경우 배터리 제작사 정보를 알 수 있게 돼 소비자 선택권도 커진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터리) 인증제도가 도입되면 현재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자동차 제원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배터리 관련 제작사 등 정보도 소비자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하려는 차에 어떤 배터리가 장착돼 있는지 알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배터리는 전기차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임에도 제대로 된 정보를 알기 힘들었다. 특히 일부 중국산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도 자동차 제작사들이 영업 비밀이란 이유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배터리 제조사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소비자들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비공인 정보만 주고받았다.


일례로 지난 1일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난 차량은 중국 업체 ‘파라시스’ 배터리를 썼는데, 사고 초반엔 글로벌 1위인 중국 CATL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기차 안전성 전반에 관한 조사와 대응책 마련을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화재 예방형 (완속) 충전기 보급 사업을 강화한다. 화재 예방형 충전시설은 배터리 상태 정보를 받아 과충전을 막고 충전기에서 전송한 데이터를 화재 예방에 활용하는 장치다.


그동안 배터리 용량의 100%까지 충전하는 완속 충전기는 ‘과충전’ 위험을 지적받아 왔다. 이에 환경부는 충전기 보조금 지침을 바꿔 화재 예방형 완속 충전기 지원 단가를 최대 40만원 인상했다. 더불어 화재 예방형 완속 충전기 사업자들은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제품 등록 시 별도의 인증 규격을 준수하도록 했다.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 연쇄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주차장 설 등에 관한 고민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신차 안전도 평가 때 화재 방지 기술이나, 배터리에 이상징후가 생기면 소방서 등에 자동으로 알리는 기능 등을 넣은 차를 더 높은 평가점수를 준다거나 해서 이런 기술 개발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더불어 충전 구역 주변을 내화구조로 하는 등 (전기차 화대 대응에) 뭐가 더 부족한지를 고민하고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자동차 폐배터리(사용 후 배터리) 모습. ⓒ데일리안 장정욱 기자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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