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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반이민' 시위 과격 양상…전국 곳곳 맞불 시위도


입력 2024.08.08 10:55 수정 2024.08.08 15:06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스타머 "극우 세력 공격 용납 불가…시위 아닌 폭동"

극우세력 겨냥 맞불 시위도…"반폭력 소망, 폭동 멈춰"

지난달 30일 영국 북서부 지역에서 폭력 시위대가 경찰 밴에 불을 질렀다. ⓒAP/연합뉴스

영국 전역에서 반이민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지며 경찰에 돌을 던지고 최루탄을 쏘는 등 폭력 시위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수백 명의 시민들은 7일(현지시간) 수도 런던과 남부 브리스틀, 리버풀, 버밍엄 등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와 늦은 밤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전국경찰서장협의회(NPCC)는 이번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십 명의 경찰관이 벽돌과 병, 각목 등에 맞아 중경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부는 이번 시위를 폭동이라 규정하고 강경 진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그 동기가 무엇이든 이것은 시위가 아니라 폭동”이라며 “우리는 무슬림 공동체에 대한 극우 세력의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합법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해 폭동에 참가한 사람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이번 시위와 관련해 378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일부 극우 인플루언서들이 퍼뜨린 헛소문에 의해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남부 리버풀 인근 도시 사우스포트에 위치한 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은 교실에 들어가 무차별 흉기를 휘둘렀다. 이 범행으로 어린이 3명이 죽고 10명이 다쳤다.


이 사건을 다룬 몇몇 극우 인플루언서는 소셜미디어(SNS) 등에 사건의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 경찰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 범인이 영국에 11년째 살고있는 르완다 출신의 기독교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대의 난동은 계속됐다.


BBC는 “영국 정부가 해당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 했지만 시위는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며 “이는 영국 시민들의 반이민 정서가 정부의 계산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수도 런던 동부에 위치한 월섬스토어 지역에서 극우 시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날 극우 세력에 맞서는 반극우 시위도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영국 스카이방송에 따르면 런던 동부 월섬스토어에 약 1000명의 시민이 나와 "이민자를 환영한다" "극우 세력을 배척하자"라는 구호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남부 도시 리버풀에서는 이민자 센터를 운영하는 한 교회를 중심으로 수백 명이 몰려 극우 세력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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