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두서없이 유튜브를 시작해본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연예계에서 퇴출된 룰라 출신 방송인 고영욱이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고(Go)! 영욱’을 개설하면서 본격적인 복귀 기지개를 켰다. “부끄러운 삶을 살았다”면서 당당히 대중 앞에 섰다.
고영욱이 올린 하나의 영상은 공개된지 하루 만에 10만 조회수를 넘겼고, 이튿날 20만을 돌파하더니 현재(9일) 26만뷰를 훌쩍 넘겼다. 해당 채널의 구독자는 4700명을 넘겼다. 고영욱의 ‘성범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오히려 조회수를 높여주는 무기가 된 셈이다.
고영욱의 복귀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만기 출소(2015년) 출소하고 5년 후인 지난 2020년 고영욱은 “이제는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면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올렸다. 그러나 당시 “성범죄자가 다시 나오는 게 말이 되냐” “시간이 흘러도 용서받지 못할 일이 있다” 등 네테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비판 세례에 고영욱은 한 유튜브 채널을 빌려 ‘전과가 있는 사람은 세상 밖에 나오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에 “힘이 빠졌다”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여론을 의식했는지 유튜브 채널의 댓글 창은 닫아 둔 상태다. 고영욱의 일방적인 복귀는 대중의 더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유튜브의 허술한 규정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이용약관에 ‘유죄가 확정된 성범죄자가 아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고영욱을 비롯해 다른 성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국내 일부 유명인들 계정을 잇달아 폐쇄하기도 했다. 반면 유튜브는 이와 관련한 별다른 규제가 없어 범죄를 저지른 유명인들의 복귀 통로가 되어왔다는 것이다.
고영욱을 비롯한 범죄자 집단은 이 같은 논란에 억울함을 보이기도 한다. 개인의 직접 선택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성범죄 등 중대 범죄 행위를 했을 경우 복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생겨야 연예인들도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더욱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범죄는 그 규범이 더 엄해야 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성범죄나 아동 범죄 등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는 사회의 민감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고영욱의 복귀에 대한 비판이 유독 거센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강력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의 미디어 활동은 대중에게는 물론, 피해자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더 강력히 제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유명인의 콘텐츠를 대중이 선택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다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이 채널을 만들 순 있어도, 대중이 선택하지 않은 콘텐츠는 외면당하고 결국 사라지는 수순을 밟게 된다. 규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지만,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선택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회적 규제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