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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 '김경수 복권' 정면충돌 피했지만…갈등 조짐 여전


입력 2024.08.14 00:00 수정 2024.08.14 00:0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윤 대통령, 한동훈 등 반대에도 복권 단행

韓 "공감 어려운 분 많을 것"…언급 자제

강성 지지층 의식·대통령과 차별화 해석

친윤계 심기불편 속 관망…"확전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복권을 계기로 한 당정 간 파열음이 파국은 비껴간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반대에도 김 전 지사 복권을 단행했지만, 한 대표가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다만 한 대표가 취임 초기부터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듯한 행보에 나서면서 당정 갈등은 언제든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동훈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알려진 바와 같이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 같다"면서도 "결정된 것이기에 더 이상 언급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존중한다는 의미냐'라는 질문에 "말씀드린 대로 해석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정치를 하라고 복권해 주는 것에 공감하지 못할 국민이 많을 것'이라는 한 대표의 입장이 그의 측근들을 통해 언론에 알려졌지만, 공개 석상에서 '복권 반대'를 직접적으로 밝힌 적은 없었다.


한 대표의 언급엔 김 전 지사의 복권이 이미 단행됐다는 현실적 인식과 함께, 이 문제가 당정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상황 관리 인식이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친한(친한동훈)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 유튜브에서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에 대해 한 대표가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는 것은 메시지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며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사면·복권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것도 맞고 이 사안의 성격상 굳이 갈등이나 충돌로 비춰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가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는 발언을 한 건, 김 전 지사 복권에 강하게 반발하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에 호응한 것과 동시에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대통령 결정을 존중한다'라는 표현을 하지 않은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정치 화합, 국민 화합 차원에서 고심 끝에 내린 결론 아닐까 생각한다.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하고 평가한다"고 말한 것과 온도 차가 감지된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이날 M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기회에 대통령과 차별화하고 정치적으로 홀로 서겠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라며 "국민의힘을 지지하거나 보수우파 쪽의 분들은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다. 그래서 (한 대표가) 그분들과 함께 가겠다, 그분들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정무적인 판단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재섭 의원도 같은 날 오후 MBC라디오에서 "여당이 '대통령실 출장소냐' 그런 비판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본다"라며 "김 전 지사 복권에 비판 의식을 느끼고 있는 국민의힘 지지층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생각해 보면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론 당정 간 신경전이 일단락된 모양새이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친윤계는 당직 인선부터 이번 김 전 지사 복권 문제까지 한 대표 행보에 불편한 심기를 보이면서도 당장의 액션을 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일단은 한 대표가 취임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얼마나 잘하나' 관망 중"이라고 말했다. 정옥임 전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소통을 안할 정도로 완전히 냉전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라며 "어떤 형태로든 확전이 될 가능성은 열려있다"라고 전망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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