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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경쟁력=고객 만족도’ 충성 고객 굳히기 들어간 쿠팡


입력 2024.08.16 07:21 수정 2024.08.16 07:2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전국 단위 물류망 구축으로 양적 성장 완료

택배 기사 업무 부담 낮추는 질적 성장 추구

택배 분류 인력 직고용하고 택배기사 주 5일 배송 도입

쿠팡으로 주문한 상품들이 오토소터에서 자동으로 배송지역별로 분류되고 있다.ⓒ쿠팡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이커머스업계 전반이 술렁이는 가운데 쿠팡이 물류 경쟁력을 앞세워 충성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Lock-in·고객 가두기)’ 전략 강화에 나섰다.


쿠팡은 이달 7일부터 기존 와우 회원의 요금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신규 와우 회원에게는 지난 4월13일부터 인상된 요금이 적용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유료멤버십을 인상하면 회원 이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091만6600명으로 와우 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한 4월 3061만5600명 대비 1.5% 늘었다.


과거 요금 인상 때도 오히려 회원 수가 증가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12월 와우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는데 이후 2년간 회원 수는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50% 이상 늘었다.


로켓 배송 등 물류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수년간 수조원을 투자해 전국 단위 자체 물류망을 구축한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


쿠팡은 이번 요금 인상을 계기로 물류 경쟁력의 질적 향상에 나선다.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물리적 경쟁력을 이미 확보한 만큼 이제는 질적 개선에 투자해 소비자 만족도를 다시 한 번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최근 연이어 택배기사들의 복지 향상을 발표했다.


지난 11일 연내 택배물품 분류 전담인력 100% 직고용 추진 계획을, 13일에는 2025년부터 야간작업 택배기사 격주 주 5일 배송, 주간작업 택배기사 연간 최소 2회 의무 휴일 도입안을 발표했다.


택배 분류 전담인력 직고용과 주 5일 배송은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한 대표적인 방안으로 그간 택배노조에서 꾸준히 주장했던 사안이다.


과거 수차례 택배노조의 파업으로 배송 차질이 빚어졌던 만큼 쿠팡은 선제적 대응을 통해 이 같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사의 경우 물류창고 등 물류 인프라는 갖추고 있지만 배송 조직은 별도로 없어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전문 물류사와 협업을 통해 배송을 하고 있다.


때문에 택배노조 등이 파업을 하면 물류 대란으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자체 배송인력을 보유한 쿠팡은 이 같은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이번 조치로 택배 분류 전담인력을 직고용하면 파업 등에 따른 리스크를 한 단계 더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택배 분류 작업은 개별 택배기사가 배송해야 할 택배를 지역별로 나누는 업무로, 택배기사들이 이 작업을 전담하면서 업무가 과중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과로사 방지를 위한 대안으로 전담 인력을 투입하면서 현재는 주요 택배사들이 대리점을 통해 간접고용을 하거나 시간제 파트타임 방식으로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CLS는 전문업체 위탁 방식으로 분류 전담인력을 운영해오다 지난 2021년부터 직고용 방식으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 현재는 수천명의 분류 전담인력 중 80% 이상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분류 전담인력 직고용을 통해 사회보험 가입 관리가 철저해지고 산재보험 미가입 등의 문제 또한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토소터(auto-sorter, 자동 분류기) 전면 도입 등 분류시설 자동화에도 내년까지 2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오토소터는 분류 인력이 직접 박스에 붙어 있는 송장을 보고 주소별로 분류하는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함으로써 분류 인력의 업무 개선에 도움을 준다.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물류회사들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한편 업계에서는 최근 티메프 사태로 티몬과 위메프 고객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쿠팡, 네이버, SSG닷컴, 롯데온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자금 사정이 나은 대기업 계열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티몬, 위메프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약 434만명, 399만명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의 이용자 수만 약 800만명이 넘는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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