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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분열! 민주당의 분열? [기자수첩-정치]


입력 2024.08.16 07:00 수정 2024.08.16 07:07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채상병 특검·김경수 복권' 등 與 당정 갈등

모두 '민주당發 이슈'…방어논리 두고 이견

민주당, '이재명 연임' 후 더 큰 이슈 던질 것

尹-韓, 적극적 소통으로 분열·갈등 없애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큰 단어는 '분열'이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모두 분열이란 단어 앞에 벌벌 떨고 있다. 얼핏 두 정당의 분열은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다툼이라는 측면에선 같아 보인다. 국민의힘의 분열은 현재권력인 윤석열 대통령과 미래권력인 한동훈 대표의 이견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다른 의견을 드러내면서 선명성 경쟁에 나선 것이 분열의 씨앗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현재 권력인 이재명 전 대표를 견제할 수 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라는 미래 권력이 등장하면서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양당의 분열 형태는 서로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분열의 단초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이냐 하는 점이다. 국민의힘의 분열은 민주당에서 비롯된 것이다. 채상병 특검법과 김 전 지사의 복권 모두 민주당이 주도하거나 민주당이 영향을 받는 이슈다. 즉, 민주당이 국민의힘 내부를 분열시키기 위해 꺼내든 카드인 셈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 이슈들을 방어를 하는 와중에 서로 다른 의견들을 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민주당의 분열은 자신들의 내부적인 이슈로부터 출발한다. 민주당 내부 이슈는 '이재명 전 대표' 한 명으로 요약된다.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대한 서로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전당대회에서 잡음이 나오는 것도 모두 '이재명 전 대표'가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민주당의 분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하는 이는 적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이재명 체제'를 공고히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오는 18일 연임하게 되면 김 전 지사의 복권 이슈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비명계의 반발 이슈 등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그 이후 분열에 시달리는 건 국민의힘이 될 것이다. 이재명 체제를 완성한 민주당은 더 열심히 분열을 촉발하는 이슈들을 계속해서 던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를 겨냥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엄포 역시 국민의힘의 분열을 이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술책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역시 그 중 하나다. 이외에도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수많은 특검·탄핵·국정조사 등으로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을 일으키려 애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내부 분열 조짐은 안타깝다. 이 분열들은 모두 '방어'라는 뜻은 같으나 해결을 위한 의견을 내놓는 데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 대표는 여당의 대표인 만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철학을 표현할 수 있고 이를 충분히 공론화시킬 수 있는 위치인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가 "한 대표가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반대한다는 걸 이런 방법으로 꼭 표현했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표현했듯, 한 대표는 자신의 의견을 남의 입을 통해 전달하기보다 충분한 소통과 서로에 대한 이해 그리고 공식적인 방식으로 대화와 논의의 장을 만드는 등 좀 더 유려하게 풀어낼 수도 있었다.


모든 조직이 그렇지만 국민의힘은 누구보다도 분열을 두려워해야 하는 조직이다.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크나큰 분열의 강을 건너봤기에,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절실함은 그 어떤 조직보다 더 클 것이다. 민주주의는 구성원들이 개방되고 너그러운 관용적 자세를 갖고 자유롭게 서로 의견을 적극적으로 교환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이 없으면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고, 그 조직은 분열한다. 결국 더 이상의 분열이 없으려면 국민의힘엔 더 많은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다. 앞으로 기회는 많이 주어질 것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악수만 하고 마는 그런 대화와 소통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내부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건설적인 대화와 소통 채널에 나서길 촉구한다. 정부 여당은 지금 분열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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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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