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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여 잘 있거라?’…변동성 확대에 갈피 못 잡는 투자자들


입력 2024.08.20 08:00 수정 2024.08.20 08:0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달 초 증시 급락 후 회복 양상 속 투자금 변동성 ‘업’

예탁금 감소에도 매수세 증가-빚투 다시 조금씩 늘어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코스닥지수, 원·달러 환율 종가 등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이달 들어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도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이다. 이달 초 증시 급락 후 회복하는 양상 속에서 투자자들의 자금도 요동치면서 앞으로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잔고는 53조9375억원으로 이달 들어 변동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59조4876억원)에는 전 거래일(2일·53조8679억원) 대비 약 6조원 가까이 급증했지만 이후 계속 줄어들면서 다시 53조원대로 내려 앉은 상태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 자금 성격이 짙다.


이같은 큰 변동성은 최근 증시가 큰 변동 폭을 보인데 따른 것에 기인한다. 지난 5일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77%(234.64·2676.19→2441.55) 하락한 블랙 먼데이가 발생했는데 2일(-3.65%)과 5일 이틀간 하락 폭은 12.10%(336.13·2777.68→2441.55)에 이르렀다.


투자자예탁금도 ‘블랙 먼데이’가 발생한 5일 크게 급증했다가 이후 점차 줄어드는 등 변동성 측면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투자자 예탁금 감소는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는 신호로 해석되는데최근 흐름은 주식 시장의 큰 변동성과 맞물려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는 주식 거래량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12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거래량은 228조3350억원으로 일 평균 19조280억원이다. 지난달(23거래일) 일 평균 거래 금액(19조4732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이달 들어 2조245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달 1조9607억원 순매도에서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


다만 이같은 매수세가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던 지난 2일과 5일 양일간(2조8809억원)에 집중돼 있고 지난 6일 이후에는 매도 우위를 보이는 등 커진 증시 변동성 만큼 투자자들도 갈지가 행보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흐름은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1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6130억원으로 이달 들어 감소세지만 최근 다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까지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의미한다. 빚투 성격의 자금인 만큼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주로 상승장에서 늘어나는 투자 수요와 맞물려 증가한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9조원대를 유지했지만 지난 7일(17조7191억원) 17조원대로 내려 앉았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 8일(9조8132억원) 9조원대로 떨어지면서 지난 3월6일(9조9190억원) 이후 5개월여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 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8일(17조1268억원) 이후 다시 5거래일 연속 증가하는 등 꿈틀대는 모습이다. 증가 폭이 크지는 않지만 여전히 저점 매수를 노린 빚투 수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최근 미국 등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과 맞물려 국내 증시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은 지지부진한 증시를 떠나는 이들과 저점 매수를 노리는 이들이 혼재돼 있는 양상”이라며 “향후 증시 흐름에 따라 투자자들의 자금이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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