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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정동만·문금주 활약에 축구 무승부…여야 잠시 휴전한 채 '스포츠맨십'


입력 2024.08.27 00:10 수정 2024.08.27 00:10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주호영 "비기는게 중요" 예언되듯

50분간 접전 끝 1대1로 경기 종료

우원식 빨강·한동훈 네이비 옷 입고

모처럼 정치공방 아닌 '축구공방'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후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여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뉴시스

경기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전반전에 들어서자마자 소나기부터 퍼부었다. 낮 최고기온 31도, 습도 60%를 넘는 후텁지근한 날씨에 더해 비까지 내렸지만, 여야 친선 축구대결의 열기만큼은 가로막지 못했다.


'베스트 플레이어 위성곤' '스트라이커 이상휘 세골만 넣자' '최강스트라이커 박형수' '축구도사 정동만' 등 출전 선수들의 응원 현수막이 곳곳에 위치한 가운데 "'정치공방'이 아닌 '축구공방'을 하자"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축사처럼 그라운드에 나온 의원들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국회의원 친목 모임인 의원축구연맹은 26일 국회 운동장에서 여야 친선 축구대회를 진행했다. 2022년 이후 2년 만에 열린 경기였다.


이날 현장에 비치된 출전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주장 송석준 의원을 비롯해 강대식·구자근·김승수·김종양·박형수·이상휘·임종득 의원 등이 출전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실전에선 박수민·진종오 의원도 그라운드를 누볐고, 여성 의원으로는 조배숙·한지아 의원도 뛰었다.


민주당은 주장 위성곤 의원을 필두로 김기표·김동아·김영진·문금주·민병덕·박용갑·박희승·이재강·전용기·한병도 의원 그리고 이재정 의원이 출전표에 이름을 올렸다. 이수진 의원도 경기장에 등장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휘·박형수·정동만 국민의힘 의원 응원 현수막(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이들은 각각 자당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파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었다. 화합을 위한 첫 수순은 센터써클로 다 같이 모여 몸을 푸는 것부터였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국회부의장, 축구연맹의 일원이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던 윤호중 의원 순으로 축사가 이어졌다. 이들과 함께 선수단 대기석 사이에 만들어진 VIP석에는 마찬가지로 연맹의 일원이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를 지낸 권성동 의원이 상대팀 주장인 위성곤 의원을 비롯한 동료 의원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착석했다.


우원식 의장은 "요즘 팍팍해 국회가 부딪히기만 하는데 서로 화합하고 단결하는 모습을 함께 보니 너무 좋다. 색깔도 파란색하고 빨간색이 어우러지니 태극의 색깔이 부드럽고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것 같다"고 축사했다.


그러면서 "축구가 가진 힘은 참 대단하다"며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의 축구선수 드로그바가 내전이 벌어지는 조국을 향해 '싸우지 말자'고 해 내전이 멈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의사당 내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여야 간 날 선 신경전이 펼쳐졌다. 바깥 운동장은 마치 다른 세상처럼 여야 의원들 간 스포츠맨십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 운동장에서 열린 여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우 의장에 이어 축사자로 나선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친선 축구는 비기는 게 중요하다. 아니면 이번에 진 팀이 다음에 이기는 게 중요하다. 양보적·협상적인 친선대회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여야는 2년 전 경기에서도 승부차기 없이 무승부로 승부를 마무리 한 바 있다.


이날 눈에 띈 점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네이비색 반팔티셔츠에 검은색 체육복 바지를 착용하고 국회 운동장에 들어선 것에도 있다. 반대로 미리 운동장에 나와 있던 우원식 의장의 복장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붉은색 상의였다.


이어 송석준 의원과 위성곤 의원은 양팀 주장 자격으로 이날 경기에 임하는 다짐서를 낭독했다. 스포츠맨십과 동료애를 발휘하고 상대팀을 배려해 정정당당하게 시합에 임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이후 우원식 의장과 두 주장은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의원들과 취재진이 속속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던 시간은 오후 4시. 몸풀기와 사전 식순 등을 끝내고 나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4시 48분이었다. 드디어 전반전 경기가 시작됐다.


이날 경기는 전·후반 25분, 총 50분 간 펼쳐졌다.


경기 초반 이상휘 의원이 부상을 입었지만, 이후 여야 간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회의원들과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국회 운동장에서 경기 시작 전 기념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이날 경기 시작 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은 마치 연습경기를 하듯 압도적인 활동량을 과시했다. 기세를 이어 민주당이 실전에서도 압승을 할 것이라 여겨졌지만, 국민의힘은 전반적으로 민주당의 압박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고전 속에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정동만 의원이 찬 공이 민주당 골키퍼인 위성곤 의원을 그대로 넘고 골망을 가른 것이었다. 후반 17분, 경기는 1대0의 스코어였다.


하지만 이날 우중 경기의 결말은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예언'이 먹혀들어가기라도 한 듯 1대1로 마무리됐다.


문금주 의원이 후반전 종료를 3분 앞두고 동점 골을 넣었다. 여야 축구팀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서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결국 이긴 쪽도, 진 쪽도 없이 경기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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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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