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장르물 전면 포진
디즈니플러스가 론칭 초반, 첫 오리지널 작품인 '너와 나의 경찰수업'부터 '설강화', '사운드 트랙' 등 로맨스 위주의 작품을 선보였지만 기대 만큼의 성적과 호응을 얻지는 못한 가운데 장르물로의 전환을 통해 새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여기에는 '카지노', '형사록', '무빙', '최악의 악', '비질란테' 등 장르물들의 성공이, 장르물에 집중하도록 방향을 전환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디즈니플러스 장르물의 강세가 눈에 띈다. 조진웅, 유재명, 김무열 주연의 '노 웨이 아웃: 더 룰렛'과 박훈정 감독의 신작 '폭군'이 OTT 신작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폭군'은 세계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블릭스 패트롤(Flixpatrol)에서 디즈니플러스 한국 콘텐츠 종합(Overall) 순위 7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폭군'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는 박훈정 감독의 또 다른 영화 '마녀 파트2. 디 아더 원'이 디즈니플러스 한국 영화 부문 6일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21일 디즈니플러스 대만 영화 부문 5위에 진입하며 '폭군'의 나비효과를 얻었다.
앞으로 공개될 작품들도 장르의 색채가 유독 강한 작품들이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인 '트리거', '강남-비 사이드', '조명가게', '나인퍼즐', '메이드 인 코리아', '파인', '북극성', '하이퍼 나이프', '넉 오프', '더 웨이물' 등 다수의 범죄 및 미스터리 장르물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 같은 제작 편성은 장르물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 주효한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디즈니플러스의 이러한 전략적 전환은 단지 콘텐츠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등과 경쟁하는 국내 OTT 시장에서 디즈니플러스가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MAU(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249만 명으로 전월 대비 1%(약 3만 명) 감소했다. 국내 OTT 순위는 넷플릭스 1096만 명, 티빙 756만 명, 쿠팡플레이 611만 명. 웨이브 439만 명에 이어 국내에서 5순위이다. 디즈니플러스가 7월 31일 공개된 '노 웨이 아웃: 더 룰렛'과 8월 14일 공개된 '폭군'으로 MAU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디즈니플러스의 향후 과제는 장르물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차별화다. 디즈니플러스의 대표 콘텐츠 '무빙'은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는 슈퍼히어로 장르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잘 녹여냈다. 이로 인해 기존의 슈퍼히어로물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한국 시청자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반향을 일켰다. 독창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등 경쟁 플랫폼과의 변별력이 바탕이 되줘야 한다.
장르물의 연속적 편성과 흥행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디즈니플러스가 장르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OTT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